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2022년 상반기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창원중앙점을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으로 단장해 선보인다.
빅마켓은 2012년 금천점에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서울 수도권 지역에 5개 매장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신영통점, 킨텍스점, 도봉점이 순차적으로 문을 닫았다.
또 지난해에는 유료 회원제를 폐지하고, 일반 마트로 전환했다.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경쟁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비회원제로 운영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자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영업하는 곳은 금천점과 영등포점 단 두 곳이다.
또 대형마트의 연간 성장률은 1%대이지만 이마트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점의 연간 성장률은 20~30%에 이른다는 점도 롯데마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창고형 할인점은 대용량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창고형으로 구성해 공간 활용도가 높다. 또 국내에서 보기 힘든 글로벌 소싱 상품들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대형마트가 이커머스보다 경쟁력을 갖춘 업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고형 매장 점유율 1위인 코스트코는 2015년부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2018년 3조 9226억 원, 2019년 4조 1790억 원, 2020년 4조 5229억 원으로 올해는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광주 서구 상무점, 전북 전주송천점, 전남 목포시 목포상동점도 빅마켓 전환 가능성이 높은 후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 ‘종말론’ 딛고 일어선 대형마트, 경쟁력은 리뉴얼과 체험 매장
이번 롯데마트의 결정이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의 점포 운영 기조와 달리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까진 다운사이징 기조였으나 올해는 점포 폐점이 없다고 아예 선포했다. 노후화된 점포 시설 보수를 하거나 리뉴얼(단장)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매장 12곳을 폐점한 데 이어 올 초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홈플러스도 지난해 매장 4곳의 문을 닫았다. ‘오프라인 대형 매장의 종말’론이 돌자, 대형마트들은 기존 매장을 재단장하고 오프라인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일제히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마트는 일찌감치 이 같은 전략으로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
지난해 서울 월계점, 신도림점 등 9개 매장을 단장해 운영한 결과, 올해 1~8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연 매출 15조 원을 돌파한 데도 리뉴얼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이마트는 올해도 5월 별내점을 시작으로 리뉴얼에 속도를 내 연말까지 15곳 이상을 마칠 계획이다.
특화 상품을 도입해 '체험형' 매장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는 신선매장을 고객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스토리텔링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 하고, 품종 다양화로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과일을 발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9월 서울 은평점에 반려동물 전문매장 '콜리올리'를 연 데 이어 오는 11월 잠실점에 와인 전문매장을 열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리뉴얼 이후 요트, 캠핑카 등을 활용한 이색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쇼핑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