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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석유 가격 동반 상승에 세계경제 '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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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석유 가격 동반 상승에 세계경제 '주름'

에너지 가격의 급등과 전반적인 상품 부족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조짐을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너지 가격의 급등과 전반적인 상품 부족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조짐을 보인다. 사진=로이터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국제 공급망 차질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업 비용이 상승하고 있고, 여기에 물류 차질까지 빚어지면서 높은 값을 내고도 물건을 제때 인도받지 못하는 가운데 식료품, 에너지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부담을 극대화하고 있다.
우선 팬데믹 충격과 가뭄, 홍수 등으로 작황이 악화한 가운데 경기 회복세 속에 식료품 수요는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엔이 집계하는 전세계 식료품 가격 지수는 9월 1.2% 상승했다. 지난 1년간 33% 넘게 폭등했다. 높은 수요 속에 작황 악화, 공급망 차질이 겹친 탓이다.

거의 모든 식료품 가격이 지난달 상승세를 탔다.

특히 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쌀 값도 뛰면서 곡물 가격이 2% 상승했다.

팜유 수요 증가세와 말레이시아 노동력 부족 우려가 겹친 가운데 면실유 가격은 1.7% 뛰었다.

유제품, 설탕 가격 역시 함께 올랐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도 북반구 겨울철을 앞두고 급등세를 타고 있어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 중국은 심각한 전력난 속에 천연가스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최고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기준물은 유가로 환산할 경우 배럴당 200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국제유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는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크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천연가스 가격이 유가보다 훨씬 더 높아지자 화력발전소들이 천연가스 대신 경유로 갈아타 유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량 가격에도 충격을 미친다.

농민들이 농지에 식량을 심는 대신 바이오연료 원료가 되는 옥수수 등으로 작물을 전환하고 있다.

밀을 비롯한 식량 작물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가뜩이나 공급망 위축으로 생산비 압박을 받고 있는 비료, 농약 업체들의 비용이 더 높아져 비료와 농약 등의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고, 이에따라 농산물 가격 역시 더 뛰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2008~2011년 세계 식량위기 당시 흐름과 흡사하다.

유엔 식량농업기수(UNFAO)의 압돌레자 아바시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상당히 염려되는 조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식량·에너지 가격이 2~3개월 전만 해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정도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식량 가격 상승세가 식료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는 대개 수개월 간격이 있지만 식료품 가격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전세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고, 각국은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날씨까지 식량 생산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북미와 러시아는 가뭄으로, 반면 유럽은 홍수로 작황이 심각히 악화했다.

기상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은 8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고, 러시아는 국내 공급 안정과 물가 안정을 위해 곡물 수출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는 이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올 가을 추수 이후 밀 수입 가격이 톤당 100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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