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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기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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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기계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이유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 ... 판매가격 올려 대응
신흥시장외에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서 판매 늘어
지게차 부문 매각 등 사업재편 ... 단기간 성장 정체 불가피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Earnig Surprise·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사진=현대건설기계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Earnig Surprise·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사진=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Earnig Surprise·깜짝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1일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138억 원으로 30.4% 증가했다.
건설기계부문은 3분기 매출 1332억 원을 일궈내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성장했다. 이와 함께 산업차량 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51% 늘어났다.

올해 3분기에 현대건설기계가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판매가격 인상과 직수출, 선진·신흥국 판매 호조 덕분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 ... 판매가격 올려 상쇄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3분기 원재료 가격이 올라 비용이 258억 원 늘었다. 이는 현대건설기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달성한 영업이익 263억 원에 맘먹는 규모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이어 3분기에도 제품 판매가격을 추가로 올려 수익성을 개선했다. 판매가 인상 효과는 170억 원이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3분기 원가는 강판과 후판 등 재료비 인상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올해 4~5월 쯤 재료비 인상을 예측하고 판매가격을 올렸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건설기계는 밀린 주문량이 많아 판매가를 올린 효과를 보려면 3~4개월은 더 있어야 한다고 봤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4분기는 3분기와 달리 판매가 인상이 제대로 반영돼 내년 1분기부터 마진(Margin·원가와 판매가 차액)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을 비롯한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서 판매량 늘어나


현대건설기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경기가 다시 살아나 신흥시장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 선진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었다.

실제로 현대건설기계는 인도 델타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줄어 올해 3분기 인도 매출이 696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오른 규모다.

같은 기간 북미와 유럽은 건설 경기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이 2570억 원으로 55% 증가했다. 국내는 1398억 원을 기록해 5% 늘었다. 반면 중국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매출액이 50% 감소했다.

현대건설기계는 3분기 매출액 중 36% 차지한 신흥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며 매출 비중 10%에 머무른 중국 시장 감소분을 상쇄한 것이 매출액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3분기 직수출 매출액은 28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 증가했다. 직수출은 수출업자가 중개하는 나라나 상인을 거치지 않고 상품을 직접 해외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중남미·러시아·동남아 등 신흥시장 비중을 늘려온 것이 주효했다”며 “신흥시장은 수주 잔량 5개월 이상 분을 확보했으며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경기회복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게차 부문 매각 등 사업재편 ... 단기간 성장 정체 불가피


다만 현대건설기계는 지게차 부문 매각 등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어 단기간 성장 정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8월 양산 부품 사업을 모기업 ‘현대제뉴인’에 매각했고 지게차 사업 부문 역시 매각을 준비 중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가 공개한 매각 일정을 보면 내년 1월 1360억 원에 지게차 부문을 ‘현대제뉴인’에 매각할 예정”이라며 “이는 굴삭기 사업에만 전념해 조직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련 매출액과 영업이익 소멸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매각대금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계열회사와의 협업 가능성 등을 눈여겨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건설기계는 1987년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 사업본부로 시작해 2017년 분할된 건설장비 전문업체다. 제품별 매출로는 굴삭기가 76%로 가장 많고, 지게차(15%), AS와 부품(9%) 등으로 구성돼 있다.


류으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frind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