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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마켓 보고서] 단순소비 싫다, 재미와 가치 추구 '2030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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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마켓 보고서] 단순소비 싫다, 재미와 가치 추구 '2030 새물결'

① 프롤로그 - 유통기업 2030세대 사로잡기, 왜?
1980년대초~2000년대 초반 밀레니얼세대+Z세대 젊은층 주소비층 떠올라
면세점 2030 회원수 급증, 신제품 크라우드펀딩 적극 참여 긍정 영향력
백화점 라운지 젊은직원 채용 명품VIP 유치, 대형마트 바이어도 젊은피 충원

MZ세대는 지난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내년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MZ세대의 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거나, MZ세대 공무원이 공직사회 조직변화와 혁신을 주도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이들 세대의 위상과 영향력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유통가의 흐름도 사실상 MZ세대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작은 참여라도 소중히 여기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반영해 ‘가치소비’, ‘이색협업’ 등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국내 유통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이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유통업계 움직임과 대표 상품 등을 살펴보는 <MZ세대 마켓 보고서> 5부작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홈플러스는 20~30대의 젊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고객 장바구니를 채운다는 전략을 짰다. 이에 MZ세대 직원들을 주축으로 상품 바이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는 20~30대의 젊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고객 장바구니를 채운다는 전략을 짰다. 이에 MZ세대 직원들을 주축으로 상품 바이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유통기업들이 MZ세대 사로잡기에 혈안이 된 까닭은 이들이 기업 실적에 긍정 영향력을 실제로 행사하기 때문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20~30대 회원 수는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전체회원 증가율보다 1.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백화점 면세점 2030 회원수 3배 급증, 신제품 크라우드펀딩에 적극 참여 '실적 영향력' 과시


G마켓이 지난 5월 아이돌그룹 AB6IX의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선보인 ‘에뛰드 X AB6IX 드림 콜라보’ 단독 기획 상품은 조기 완판을 기록했고, 라이브방송에서 소개한 제품은 일본·홍콩·싱가포르·대만 등 17개 나라에 판매됐다.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는 한 방법으로 식음료업체들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이용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펀딩은 정식 출시 전 특정 수량 제품만 먼저 판매하는 것으로, 기업들은 펀딩 이후 고객 피드백을 확인해 정식 출시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해 크라운드 펀딩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마이셰프이미지 확대보기
식음료업계에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해 크라운드 펀딩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마이셰프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와 글로벌 소스 브랜드 이금기가 협업 개발한 밀키트 신제품 2종 펀딩은 오는 12일까지 와디즈에서 진행된다.

농심은 사내벤처팀이 개발한 미래형 식자재 ‘심플레이트’의 펀딩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성사시켰는데 1차 펀딩(6월)에서는 목표금액을 20분 만에 돌파했고, 2차 펀딩(9월)에서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매일두유는 지난 1일 카카오커머스의 주문 제작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에서 '매일두유 식이섬유 저당' 신제품을 선보였고 오뚜기도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를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선공개해 주문을 받았다.

이밖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제품의 기획부터 제작 과정까지 상세히 설명하는 ‘큐레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자신의 신념에 따라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의 공감을 사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젊은세대 취향 저격 기업들 'MZ세대 직원 충원' 잇따라 수요 선점 경쟁


유통기업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힘을 지닌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전략으로 MZ세대 직원들을 늘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고객 중 25%가 20~30대임을 고려해 이들 고객의 발길을 끌기 위해 ‘MZ잘알’(MZ세대를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을 주축으로 상품 바이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 상품 바이어 중 MZ세대 비중은 70%를 차지하며 올해 100명이 넘는 바이어 채용을 단행해, 하반기 인턴 정규직 전환 시점에는 MZ세대 직원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말했다.

국내 3대 백화점 중 해외명품의 성장률(34%)과 MZ세대 고객 구성비(48.7%)가 가장 큰 현대백화점은 충성 VIP 고객을 모시기 위해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나섰다.

현대백화점 전 점포 중 매출 1위인 판교점을 비롯해 서울·수도권 6곳, 경남권 1곳, 충청권 점포 등 총 8개 점포에서 VIP 라운지 정규직을 뽑고 있다. 판교점의 경우 지난 10월 30대 이하 VIP 고객 대상 '클럽 YP 라운지'를 연 만큼, MZ세대 VIP 고객 응대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용 홈플러스 상품2부문장(전무)은 “시장의 흐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라면서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상품 역량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혁신하여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채널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