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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가 미래" vs "팬들 원치 않아"…일본 게임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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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가 미래" vs "팬들 원치 않아"…일본 게임계 '갑론을박'

스퀘어에닉스·SNK·코나미 등 'NFT 상품' 발매
세가 "돈벌이로 비춰지면 사업 추진 안 할 것"

일본 게임사들이 발매한 NFT 상품들. 왼쪽부터 스퀘어에닉스 '자산성 밀리언 아서', SNK '더 킹 오브 파이터즈' NFT, 캡콤 '메모리얼 NFT'.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게임사들이 발매한 NFT 상품들. 왼쪽부터 스퀘어에닉스 '자산성 밀리언 아서', SNK '더 킹 오브 파이터즈' NFT, 캡콤 '메모리얼 NFT'. 사진=각 사
NFT(대체 불가능 토큰) 등 블록체인 관련 사업과 게임을 연결시키느냐를 두고 일본 게임사들이 제각기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스퀘어에닉스는 지난해 자체 암호화폐 '링크(LN)'를 보유한 SNS사 라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자사 IP '밀리언 아서'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NFT 상품 '자산성 밀리언 아서'를 론칭했다.
고전 IP를 보유한 SNK와 코나미 역시 NFT 대열에 합류했다. SNK는 파트너사 '온버프(ONIT)'와 협업을 통해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메탈슬러그' 등을 기반으로 한 NFT를 내놨다.

코나미는 '캐슬바니아(국내명 악마성)' 시리즈 35주년을 기념한 '코나미 메모리얼 NFT' 프로젝트를 지난해 론칭한 데 이어 오픈씨(OpenSea)를 통해 12일부터 NFT 경매에 나설 계획이다.

반다이남코와 캡콤은 사측에서 직접 공식 NFT 상품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각각 파트너사 '지니스(Genies)', '왁스(WAX)'를 통해 '팩맨', '스트리트 파이터' NFT 상품을 출시했다. 소니는 지난해 5월 이스포츠 토토에 암호화폐, NFT 등 가상 자산을 활용하는 것에 관한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립토몬(Kryptomon) 등 블록체인 게임사들의 자문 역을 맡고 있는 오카모토 신이치(岡本 伸一) 전직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CTO(최고 기술 책임자)는 벤처비트(VentureBeat)와 지난달 인터뷰서 "일본 대형 게임사들이 최근 NFT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게임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여러 방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사토미 하루키 세가 홀딩스 대표. 사진=세가 사미 홀딩스이미지 확대보기
사토미 하루키 세가 홀딩스 대표. 사진=세가 사미 홀딩스

여러 일본 게임사들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사토미 하루키(治紀 里見) 세가 홀딩스 대표는 지난달 24일 경영진 미팅에서 "NFT, P2E에 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용자들이 많다"며 "팬들이 단순한 돈벌이로만 인식한다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가 측은 지난해 4월 "NFT 등 블록체인 관련 콘텐츠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연달아 11월 실적 발표회서도 "NFT, P2E 분야 투자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나, 1달만에 이러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NFT를 향한 게임 이용자층의 부정적 시선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밸브는 지난해 10월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블록체인 기반 게임 기술을 전면 금지했으며, 지난달 신작 게임에 메타 휴먼을 추가하기 위한 NFT 경매를 개최한다고 발표한 우크라이나 게임사 GSC는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하루만에 해당 계획을 백지화했다.

블록체인 분야 진출에 나서지 않은 일본 게임사들도 여럿 있다.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등 유명 IP를 다수 보유한 닌텐도는 아직까지 블록체인 관련 행보를 보이지 않았으며 '진삼국무쌍' 시리즈로 유명한 코에이 테크모, '영웅전설' 개발사 팔콤 역시 블록체인 관련 발표는 없었다.

게임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NFT에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 이코노믹 타임스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기 등 신뢰성 문제,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 여러 이유가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버는 것'이 게임의 최대 목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카모토 신이치 전 소니 임원은 "게임이 돈과 결부되는 순간 이용자는 게임 플레이가 아닌 돈에 집중하게 되며, 이것이 게이머들이 블록체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라며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은 아직 업계 내외적으로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으며, 이들을 뛰어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