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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제페토', NFT·게임 앞세워 글로벌 메타버스로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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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제페토', NFT·게임 앞세워 글로벌 메타버스로 '약진'

더 샌드박스·라인·슈퍼캣 등과 연달아 협업
크래프톤과 손 잡고 'NFT 메타버스' 만든다

'제페토' 이미지. 사진=네이버제트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제페토' 이미지. 사진=네이버제트 홈페이지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게임·블록체인 분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네이버제트는 최근 코스피 상장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14일 기준)인 크래프톤과 업무 협약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협업 목적은 '이용자 창작 콘텐츠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설립'으로 크래프톤은 가상 세계 구축을 위한 기술, 네이버제트는 소셜 서비스 운영을 맡는다.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SNOW)가 2018년 8월 출시한 AR(증강현실)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이다. 스노우가 운영하는 동명 카메라 기반 SNS 서비스와 연계된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단독으로 큰 인기를 끌며 '제페토'를 전담 운영하는 법인 네이버제트가 2020년 3월 분사됐다.

네이버제트 측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페토' 누적 가입자는 2억명으로, 이중 90%가 해외 가입자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20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용자중 80%가 2000년생 이하로 알려져 있다.

제페토는 앱 내 경제가 현금 환급 가능한 가상 화폐 '젬'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으로 인해 '로블록스'와 더불어 상업적인 메타버스로 분류된다. 제페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명 아바타 의상 디자이너 '렌지'는 지난해 약 1500만원대 월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페토' 플레이 예시 영상 중. 사진=네이버제트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제페토' 플레이 예시 영상 중. 사진=네이버제트 유튜브

출시 초반 제페토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하이브·YG·JYP 등이 네이버제트 주주로 참여하는 등 엔터테인먼투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블록체인사 '더 샌드박스(SAND)'와 파트너십을 맺고 11월 '바람의 나라 연' 개발사 슈퍼캣과 협업해 2D 그래픽 비즈니스 플랫폼 '젭'을 선보이는 등 IT 분야로 협업 범위를 넓혔다.

네이버제트의 이러한 행보는 '제페토'의 한계를 넘어 다른 플랫폼으로 외연 확장을 노리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제페토는 기본적으로 방 하나에 최대 16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콘텐츠 중 마이크로소프트 '마인크래프트'의 20명, SKT '이프랜드'의 31명, '로블록스'의 200명에 비해 제한된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제트가 플랫폼 구축을 위한 파트너사로 크래프톤을 선택한 이유는 보다 많은 이용자를 유치하는 공간을 만드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는 한 게임에 이용자 10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3D 그래픽 배틀로얄 슈팅 게임이다.

네이버제트와 크래프톤이 개발하는 메타버스의 핵심은 NFT(대체불가능토큰) 기반 경제 구조로, 네이버제트가 이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제트는 더 샌드박스와 파트너십 외에도 네이버 관계사 라인(LINE)과 협업, 블록체인 링크(LINK)를 기반으로 한 NFT 상품을 발매한다고 지난해 11월 선언했다.

아울러 소프트뱅크·미래에셋증권·하이브·YG·JYP 등으로부터 2200억원대 투자를 같은 달 유치, 기업가치가 7월 기준 1600억원대에서 투자 후 1조2000억원대로 뛰어올랐다.

네이버제트는 라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페토' NFT를 출시했다. 사진=라인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제트는 라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페토' NFT를 출시했다. 사진=라인

'제페토'는 공식적으로 한국·미국·일본·중국 4국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해외 법인 또한 미국과 홍콩 두 곳에 설립했다. 4개국 중 가장 높은 이용자를 보유한 것은 중국으로, 70%의 이용자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FT 메타버스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정부 규제가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 규제로 인해 중국에 서비스되는 NFT는 의무적으로 위안화로만 거래해야하며, 이에 맞춰 블록체인 기술을 재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일각에선 네이버제트와 크래프톤이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위해 텐센트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텐센트는 자회사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크래프톤 지분 13.57%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최근 자사가 주도하는 NFT 프로젝트가 국제연합(UN)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승인을 받았다.

중국 외 시장을 공략해 이용자 저변을 다각화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이를 위해 라인·소프트뱅크와 협업 밀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제페토 외에도 일본 대표 게임사 스퀘어에닉스와 파트너십을 체결, NFT 프로젝트 '자산성 밀리언 아서'를 지난해 6월 선보인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라인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관계사다. 2017년 '캐리어 블록체인 연구 그룹(CBSG) 설립에 참여하는 등 오랜 기간 블록체인 분야에 집중해왔으며 더 샌드박스와 그 모회사 애니모카브랜즈, 블록체인 자산 분석업체 엘립틱에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FTX와 블록체인 플랫폼 폴리곤(MATIC) 등에 올해 투자하기도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 콜서 "제페토는 미국·홍콩 거점을 바탕으로 아시아 1위 메타버스 서비스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파트너십과 인재 확보를 바탕으로 범세계적 생태계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