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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초 '탄소 흡수 콘크리트' 상용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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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초 '탄소 흡수 콘크리트' 상용화 임박

세계 최초로 캐나다에서 개발된 ‘탄소를 흡수하는’ 콘크리트 벽돌. 사진=카비크리트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초로 캐나다에서 개발된 ‘탄소를 흡수하는’ 콘크리트 벽돌. 사진=카비크리트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다.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지구온난화의 최대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이 이산화탄소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노력이 빠른 속도로 펼쳐지고 있는 것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궁극적으로 제로로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나 건축자재의 대표 주자인 ‘콘크리트’의 주원료, 즉 시멘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그 심각성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인류가 1년 동안 소비하는 콘크리트는 40t 이상으로 지구상에서 물을 제외하고 이처럼 많이 사용되는 물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세계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30억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과 미국을 뺀 모든 나라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웃돌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시멘트 생산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고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콘크리트를 상용화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가 곧 가동될 예정이어서 지구촌적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탄소 제거 전문업체와 시멘트 제조업체 간 제휴로 시범 양산


세계 최초로 캐나다에서 개발된 ‘탄소를 흡수하는’ 콘크리트 벽돌. 사진=카비크리트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초로 캐나다에서 개발된 ‘탄소를 흡수하는’ 콘크리트 벽돌. 사진=카비크리트

12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유력 일간 글로브앤메일에 따르면 이른바 ‘탄소 흡수 콘크리트’ 상용화 프로젝트를 곧 출범시킬 예정인 기업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위치한 카본 제거 솔루션 전문업체 카비크리트(CarbiCrete).

카비크리트는 캐나다 콘크리트 제조업체 파티오드러먼드와 손잡고 탄소 흡수 콘크리트 양산화를 목표로 한 생산라인을 퀘벡주 드러먼드빌에 위치한 파티오드러먼드 공장에서 금명간 가동할 계획이다.

카비크리트의 유리 머트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몇 주 안에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세계 최초의 카본 흡수 콘크리트를 파티오드러먼드와 함께 상용화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카비크리트의 카본 흡수 콘크리트 제조기술은 퀘벡주 에너지천연자원부에서 지난 2020년 315만 달러(약 45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 데 힘입어 개발됐을 정도로 캐나다 정부 차원에서도 큰 역할이 있었다.

카비크리트와 파티오드러먼드가 생산할 제품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블록이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란 벽이나 바닥 등을 구성하는 콘크리트 부재를 미리 운반 가능한 모양과 크기로 공장에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머트코 CMO는 “탄소를 흡수하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블록을 하루 2만5000개 정도 생산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탄소 흡수 콘크리트 블록 제조기술은 기존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생산라인에 적용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라이선스 형태로 우리 기술을 전 세계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료로 시멘트 대신 철강 슬래그 사용


콘크리트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이유는 콘크리트의 주원료인 시멘트와 직결돼 있다.

시멘트 생산 공정의 핵심은 석회, 점토, 석고 등 다양한 재료를 섞어 만드는 클링커이고 클링커는 약 1400도의 높은 온도에서 연소해야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카비크리트의 카본 제거 기술의 핵심은 기존의 시멘트 대신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 부산물인 ‘철강 슬래그’를 사용한다는 데 있다.

시멘트 대신 철강 슬래그를 사용하는 방식이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를 생산할 때 원재료를 혼합한 후 콘크리트를 굳히는 ‘경화 공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사용된다는 게 카비크리트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경화된 콘크리트 속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는 것.

이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콘크리트에 주입하고 화학반응에 의해 탄산칼슘(CaCO3), 즉 석회를 생성시켜 경화하는 기술로 이 과정에서 생성된 ‘탄산염’ 콘크리트는 기존 콘크리트보다 압축 강도가 최고 30%나 높다고 머트코 CMO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카본 흡수 콘크리트는 그동안 산업 쓰레기로만 여겼던 철강 슬래그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낮은 것도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