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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IPO, 올해는 '먹구름'…새해엔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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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IPO, 올해는 '먹구름'…새해엔 달라질까?

올해 소기업 밸로프 상장 그쳐…'대어' 라이온하트는 연기
시프트업·라인 게임즈 등 상장 시동…성공 여부는 불투명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됨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도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등 대형 유망주들의 연내 IPO가 좌절됐다. 사진=프리픽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됨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도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등 대형 유망주들의 연내 IPO가 좌절됐다. 사진=프리픽
올해 세계적 경기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어 게임업계 대형 기대주들도 줄줄이 상장을 연기했다. 내년에도 이러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선 업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이 승인되거나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된 업체는 총 72곳으로 지난해 126곳 대비 43.9% 줄었다. 상장사 중 SPAC를 제외하면 올해 40개와 지난해 101곳으로 감소폭은 60.4%로 늘어난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는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운 코스피 대어 크래프톤이 8월 상장됐다. 여기에 더블유게임즈의 핵심 자회사 더블다운 인터랙티브(이하 더블다운)가 같은 달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러나 올해에는 게임 친화적 앱스토어로 평가받는 원스토어가 상장을 추진했으나 지난 5월 상장을 철회했다. 10월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도 상장을 연기했다. 두 업체 모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온하트가 상장을 연기한 시점인 10월, 게임 퍼블리셔 전문사 밸로프가 SPAC 합병 형태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그러나 밸로프는 올 3분기 기준 분기 매출 92억원, 영업이익 15억을 기록해 매 분기 매출 4000억원을 기록하는 크래프톤, 1000억원대의 더블다운에 비하면 작은 기업이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내년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게임사로는 앞서 언급한 두 업체 외에도 올해 중소기업벤처부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인정한 게임사 시프트업, 올해 '언디셈버'와 '대항해시대 오리진' 등의 신작을 연달아 선보인 라인게임즈 등이 손꼽힌다.

시프트업이 개발하고 텐센트 산하 레벨 인피니트가 퍼블리셔를 맡은 신작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는 출시 첫달 1억달러(1277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부터 세계 주요 게임사에 몇조원 단위 투자금을 뿌려온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달 17일 방한해 시프트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점, 이달 들어 텐센트가 시프트업에 투자했다는 소식 등도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이달 초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상대로 입찰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라인게임즈 측은 "제안서를 발송한 것은 맞지만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서두르지 않고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2019년 미래에셋증권을 IPO 주관사로 정한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 △올 7월 KB증권을 주관사로 정한 YJM게임즈 산하 원유니버스 △네오위즈홀딩스 관계사로 올 9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6위에 오른 신작 '프리스톤테일M' 개발사 파우게임즈 등이 잠재적 IPO 후보로 꼽힌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라인게임즈 '언디셈버', 파우게임즈 '프리스톤테일M'.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라인게임즈 '언디셈버', 파우게임즈 '프리스톤테일M'. 사진=각사

IPO 시장의 투자 심리에 관해선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비상장주에 여러 차례 투자했던 IT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LG CNS 등 IT업계 대어들이 여럿 있는 만큼 게임 쪽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이들이 IPO를 언제, 어떻게 추진할 지는 미지수"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의견도 엇갈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계 게임사 중에도 국내 상장 본격화를 앞둔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와 별개로 게임 쪽은 매출이 잘 되는 업체 위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듯 내년에도 당분간 불경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한국거래소 등이 발표한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은 수요 예측 기관의 이른바 '뻥튀기 청약'은 막되,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기관 의무보유 관행 확대 △허수성 청약을 막기 위한 기관투자자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 공모가 기준 63~260%에서 60~400%로 확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의 상장주 투자 심리 제고를 위한 정책을 편다는 것은 그 만큼 금융당국이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게임업계만 예외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