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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플레 충격, 저소득층에 더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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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인플레 충격, 저소득층에 더 휘몰아쳤다

저소득계층 61% "1년 전보다 살림 더 팍팍해져"
응답자 54% "지난 2009년 이후 최악의 상황"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 사진=갤럽

9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닥친 여파로 지난해 미국 국민의 살림살이가 2009년 이후 가장 나쁜 수준으로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절반이 1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54%가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악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 美 국민 살림살이, 2009년 이후 최악 상황


갤럽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1979년부터 매년 살림살이 변화에 관한 조사를 벌여왔는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고 답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갤럽은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응답률이 50%를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2009년 당시 조사 결과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이는 갤럽이 2021년의 흐름을 조사해 1년 전 발표했을 때는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의견이 41%, 나빠졌다는 의견이 41%로 정확히 갈렸던 것과도 크게 다른 양상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고 지난해보다 형편이 나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갤럽은 “이는 40년 만에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9.1%를 기록하면서 미국 가계의 살림살이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 급등세가 완화되기는 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6% 이상의 높은 수준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저소득층 살림살이 타격 가장 커

소득 수준에 따라 2021년 대비 2022년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미국인 비율. 사진=갤럽/뉴욕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소득 수준에 따라 2021년 대비 2022년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미국인 비율. 사진=갤럽/뉴욕포스트


이번 조사 결과에서 특히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연소득이 4만 달러(약 5000만원)에 못 미치는 저소득층의 가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 저소득층의 무려 61%가 1년 전에 비해 살림살이가 쪼그라들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나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연소득 4만~10만 달러(약 1억2600만원) 사이의 중산층에 속하는 미국인 가운데서는 49%가 형편이 나빠졌다고 답했고,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에 속하는 미국민 사이에서는 43%만 가계가 악화됐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레이션의 충격파가 미국 가계를 전반적으로 악화시켰으나 저소득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뜻이다.

◇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60%가 낙관론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서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인의 상당수가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0%가 1년 후 살림살이가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반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8%에 그쳤기 때문이다.

갤럽은 “지난 일에 대해서는 다르지만 향후 살림살이 전망에 대해서는 미 국민은 1977년 이래 낙관적인 의견을 줄곧 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