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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스스로 창업한’ 오픈AI에 등 돌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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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스스로 창업한’ 오픈AI에 등 돌린 이유



일론 머스크가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폭스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가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둘째가라면 서러울 세계적인 연쇄 창업가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또다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픈AI가 개발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챗GPT에 대해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적극 피력해 왔는데 단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챗GPT의 대항마를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챗GPT의 대안으로 이른바 ‘트루스GPT’라는 첨단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계획에는 물음표가 여전히 따른다. 오픈AI는 머스크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AI 전문기관이어서다. 본인이 매우 유망할 것으로 판단해 직접 창업에 참여한 대상이라는 뜻이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기에, 어떤 사정이 있기에 자신이 함께 차린 곳의 대항마까지 만들겠다고 굳이 선언했는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머스크 “오픈AI, 창업 정신 내팽개쳤다”
머스크가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이야기를 한마디로 간추리면, 그가 오픈AI에 등을 돌리기로 한 이유는 오픈AI가 자신이 당초 생각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오히려 그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머스크의 설명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책임도 일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샘 올트먼 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다수의 창업자와 함께 지난 2015년 오픈AI를 차렸다. 오픈AI가 당시 내세웠던 창업 이념은 인류에 이익을 주는 AI 개발을 목표로 AI 정보를 오픈소스화하는 방식으로 거대 언어 모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오픈소스라는 말은 소스 코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수정과 배포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의 열린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일컫는 말로 시작했으나 AI 분야에서는 AI 개발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나 데이터, AI 개발 툴, AI 개발 플랫폼 등까지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오픈소스 방식은 비영리 원칙과 불가분의 관계다. 오픈소스를 추구하는 이유 자체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인류 모두에 공동의 이익을 주겠다는 취지라서다.

◇ 머스크 “오픈AI, 영리 추구하는 기업으로 전락”


머스크의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도 오픈AI의 이 같은 창업 정신과 직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픈AI를 세계 최대 온라인 포털 구글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러나 오픈AI는 창업 정신과는 정반대로 오픈소스가 아니라 폐쇄적인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해왔고 이제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전락한 것을 보면서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특히 오픈AI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벌이고 있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며 직접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오픈AI를 좌지우지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가 창업 정신에서 벗어나 이제 MS의 계열사처럼 기능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세계 1위 검색엔진에서 늘 밀렸던 MS 입장에서 자사의 검색엔진 서비스 빙을 띄우고 구글을 따라잡는 데 오픈AI를 결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