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80% “엄지손가락 사용”…베이비붐세대 73% "집게손가락 이용"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방식과 관련해 MZ세대와 그 이전 세대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그 차이는 바로 어느 손가락을 사용하느냐다. 바꿔 말하면 주로 집게손가락을 사용하느냐,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느냐다.
어느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가 조사한 결과 MZ세대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엄지손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에 그 이전 세대는 집게손가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캔디 크러시 사가(Candy Crush Saga)’라는 모바일 퍼즐 게임으로 유명한 영국의 스마트폰 게임 개발업체 킹이 최근 영국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Z세대 80% “엄지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 조작”

킹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 영국 Z세대의 무려 80%가 캔디 크러시 사가를 할 때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킹은 Z세대의 범위를 1997년생에서 2012년생까지로 봤다.
Z세대뿐 아니라 1981년생부터 1996년생을 가리키는 밀레니얼세대의 65%도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킹은 설명했다.
다만 밀레니얼세대의 41%는 앞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때 쓰는 손가락을 바꿀 생각이 있다고 밝혀 향후 또 조사했을 경우 수치가 달라질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1946년생부터 1964년생을 아우르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에는 응답자의 73%가 집게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손가락 측면에서 신세대와 구세대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한 신세대와 디지털 기술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구세대 사이의 차이이기도 하다.
◇‘캔디 크러시 사가’ 개발사, 집게손가락 손 들어줘
그러나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도 마치 영화의 반전처럼 킹사는 구세대의 손을 들어줬다.
적어도 캔디 크러시 사가 같은 게임을 할 경우에는 엄지손가락보다 집게손가락이 유리하다는 것이 킹사의 판단이다.
캔디 크러시 사가의 개발에 참여한 테레즈 샌더 레벨 디자인 담당자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게임 화면을 조작할 때 엄지손가락만 사용하는 것보다 집게손가락을 쓰는 것이 정교하고 신속한 조작을 하는 데 더 유리하다”면서 “특히 퍼즐 게임을 즐길 경우에 그렇다”고 밝혔다.
엄지손가락에 비해 집게손가락이 길고 움직이는 각도도 크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아무 이유 없이 ‘집게’라는 이름이 집게손가락에 붙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샌더는 “실제로 캔디 크러시 사가 올스타전에서 결승전에 올라간 게이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게손가락을 사용하는 경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조사에 참여한 베이비붐 세대 응답자 5명 가운데 3명 이상은 사회적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게손가락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Z세대를 중심으로 “집게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구리다”는 취지로 구세대의 집게손가락 사용을 조롱하는 짤이나 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종종 올라오면서 나이 든 세대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굳이 사용하는 손가락을 바꿀 의향은 없는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킹사는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