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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가' 블리자드, 오버워치2 리그 축소 수순…직원 50명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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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가' 블리자드, 오버워치2 리그 축소 수순…직원 50명 해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서 '리그 계약 해지 시 수수료 지급' 거론
스팀 출시되는 오버워치2…경영난에 '배틀넷' 장벽까지 허무나

오버워치를 대표하는 캐릭터 '트레이서'.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미지 확대보기
오버워치를 대표하는 캐릭터 '트레이서'.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e스포츠의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사업 규모 축소 수순을 밟고 있다.

현 사측의 최고 인기 종목 '오버워치2' 프로팀들과의 계약서에 '해지 수수료' 조항을 추가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인원 감축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리자드의 모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19일(미국 시각)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오버워치2 리그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각 계약서에 특별 조항을 추가했다"며 "새로운 운영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팀의 경우 계약 해지를 선언할 수 있고, 당사는 해지를 선언한 팀에 각 600만달러(약 76억원)를 지불하겠다"라고 발표했다.

현재 블리자드와 계약으로 연결된 오버워치2 프로 구단은 총 19개다. 이들이 모두 계약 해지를 선언한다면 블리자드는 총 1억1400만달러(약 1442억원)를 추가로 지출하는 셈이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 7월 19일 '오버워치2' e스포츠 팀에서 해고됐다는 트윗이 여럿 게재됐다. 사진=트위터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현지 시각 기준 7월 19일 '오버워치2' e스포츠 팀에서 해고됐다는 트윗이 여럿 게재됐다. 사진=트위터 캡처

업계에선 블리자드가 '오버워치2 리그 등 e스포츠 부문을 축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2년 전 감원 과정에서도 e스포츠 부문에서 약 50명을 감원했다.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는 이날 '블리자드 e스포츠 사업부에서 퇴사했다'고 발표한 이들이 여럿 발견됐다. 이들 중에는 2017년 오버워치 리그 창설 때부터 함께한 이들도 있었다.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최근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약 50명의 e스포츠 인력을 감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블리자드 직원은 더 버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해고 이전에 어떠한 통보도 없었으며, 많은 이들이 팀을 바꿀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2018년 열린 오버워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그랜드 파이널' 현장의 모습.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2018년 열린 오버워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그랜드 파이널' 현장의 모습.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블리자드는 세계적으로 'e스포츠 종가'로 불리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스타크래프트'는 물론 '워크래프트 3', '하스스톤', '오버워치'까지 글로벌 히트 e스포츠 종목을 연달아 운영해 온 전력이 있다.

그러나 2018년 12월, 자체 개발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히오스) 글로벌 챔피언십을 별다른 예고 없이 중단시키는 등 e스포츠 부문을 축소하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선 당초 2022년에는 정식 e스포츠 종목에 들었던 '하스스톤'이 개최가 1년 연기된 후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블리자드는 이날 e스포츠 부문 관련 발표 외에도 오버워치2를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측은 자체 플랫폼 '배틀넷'의 장벽을 허물고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 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e스포츠 부문 축소와 결부해 경영난을 해소하고, 이용자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e스포츠 부서 해임 등에 관한 더 버지의 질의에 "당사는 변화하는 트렌드와 비즈니스 목표에 맞춰 e스포츠의 미래를 이어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직원을 재배치하는 것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일로, 이 과정에서 그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