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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英 수낵 정부, 반전 위해 외무 장관에 캐머런 전 총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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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英 수낵 정부, 반전 위해 외무 장관에 캐머런 전 총리 임명

전직 총리의 장관 복귀, 53년만의 일
내무·교육·보건부 장관도 줄줄이 해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왼쪽)가 내각 개편에 나선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장관 등 요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왼쪽)가 내각 개편에 나선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장관 등 요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AP통신·뉴시스
집권 1년만에 11%대 호감도를 보이며 위기를 맞이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대대적 개각 작업에 착수했다. 장관 3명이 줄줄이 해임 된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로이터, 인디펜던트, 파이낸셜타임즈 등 영국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리시 수낵 총리의 개각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다우닝 가 10번지(총리 관저 소재지)에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여러 장관들이 해임됐다는 사실을 공표하며 본격적인 내각 개편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캐머런 전 총리는 이날 해임된 제임스 클레버리 외무 장관의 자리에 앉게 됐다.

외무부와 더불어 행정부의 양대 산맥인 내무부의 수엘라 브레이버먼 장관 역시 해임됐다. 그녀는 이달 8일 타임(The Times)지를 통해 "영국의 경찰은 정치적으로 편파적이다"라며 현 정부를 직설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또 수낵 총리와 더불어 '비흡연 세대 정착' 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됐던 닐 오브라이언 보건부 장관, 2014년 7월부터 10년 가까이 정파에 관계없이 내각을 지켜온 닉 깁 교육부 장관 역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외무·내무부와 더불어 3대 요직으로 꼽히는 재무부의 제러미 헌트 장관은 해임되지 않고 제 자리를 지켰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왼쪽)가 내각 개편에 나선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장관 등 요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왼쪽)가 내각 개편에 나선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장관 등 요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AP통신·뉴시스

수낵 총리가 이같은 대대적 개각에 들어간 데에는 지지율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25일 총리에 취임, 최근 1주년을 맞이했다.

영국 설문 조사 기관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영국인들의 수낵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올 10월 기준 11%에 불과했으며 '평범한 총리'라 생각하는 이의 비율은 33%, '좋지 않은 총리'라고 응답한 이의 비율은 50%나 됐다.

이는 총리 취임 직전에 시행된 같은 조사에서 나온 호감도는 25%, 중립 29%, 비호감도 29%와 비교하면 호감도는 절반 이하로, 비호감도는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또 그의 전대 총리 8명과 비교 평가에선 취임 1개월만에 물러난 전임 엘리자베스 트러스 총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강경파로 유명했던 보리스 존슨 총리를 제외한 모든 총리에 비해 좋지 않은 정부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리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 운영 실패', '소비자 물가 증가' 등이 지목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수낵 현 총리와 같은 보수당 출신 총리였다. 2010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영국을 이끌며 재정 건전성 회복, 기업 투자·일자리 창출 활성화 면에서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브렉시트 국민 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라는 결과가 나오자 이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캐머런 전 총리가 정부로 복귀해 장관직을 수행함으로서 '전직 총리는 정치 일선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관례가 53년만에 깨졌다. 이전에는 1964년 총리 직에서 물러난 알렉산더 더글러스흄이 6년 뒤인 1970년 외무부 장관을 맡은 사례가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