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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수입 규제 더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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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수입 규제 더 옥죈다

EU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 2021년 5월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EU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 2021년 5월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서방국들이 해가 바뀌면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유로존 국가들에 수출하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을 규제해온 EU 회원국들이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해 탈 러시아 에너지 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U 회원국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금지 법제화’ 합의


2일(이하 현지시간)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법제화하기로 지난달 초 의견을 모았다.

EU 회원국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 유럽의회,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사이에 러시아산 LNG의 수입 금지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의 규제 패키지에 합의했다. 이 합의 내용은 각국 의회의 승인만 거치면 되는 절차만 남았다.

이 규제 패키지는 EU 회원국들이 국익이나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러시아 또는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에서 EU로 수출되는 LNG 선적을 자체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오히려 유로존의 러시아산 LNG 수입량이 늘어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나온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에 관한 규제를 법제화하기로 합의한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EU 회원국에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계약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할 수 있는 권한을 처음으로 부여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라면서 “이 합의가 정식으로 발효되면 러시아와 이미 체결한 계약에 대한 법적 책임에 구속되지 않고 러시아산 에너지를 임의로 금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량 얼마나 달라졌나

실제로 국제자원개발 감시 시민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화석연료의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과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어도 지난해 7월까지 EU 회원국들이 수입한 러시아산 LNG는 전년 동기 대비 40%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러시아산 LNG 수입량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업체 가즈프롬의 대유럽 천연가스 수출량은 지난해 283억bcm(1bcm=10억㎥)을 기록해 2022년 대비 5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유럽가스수송망운영사협회(ENTSOG)의 집계 자료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그러나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관련업계에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산 LNG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지난달 초까지 EU 회원국들이 수입한 규모는 1350만메트릭톤(1메트릭톤=1000kg)으로 2022년 같은 기간의 1400만메트릭톤과 별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