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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루나' 암호화폐 폭락 사태 권도형, 한국 아닌 미국으로 신병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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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루나' 암호화폐 폭락 사태 권도형, 한국 아닌 미국으로 신병 인도

몬테네그로 현지 법원 결정, 미국에서 100년 이상 징역형 가능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 시간)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지 고등법원은 한국 정부의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했다. 권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지 11개월 만에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다. 그는 현재까지 22개월 동안 해외에서 도피 중이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권씨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권씨가 미국 인도를 피하려면 앞으로 3일 이내에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정부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해 2월 16일 권씨를 사기 혐의로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소장에서 권씨가 테라USD와 한국에서 사용된 루나 코인의 위험성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코인을 사도록 오도(誤導)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검찰 관계자들은 지난해 1월 세르비아로 출국해 현지 검경과 법무부에 권씨의 신병 인도 협조를 요청했다.

권씨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말 한국을 떠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 그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은 한국 검찰 요청에 따라 2022년 9월 권씨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권씨의 여권 무효로 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가 미국에 인도되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倂科主義)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뉴욕 연방검찰은 지난해 3월 권씨를 형사 기소하고 몬테네그로 당국에 그의 인도를 요청해 왔다. 뉴욕 검찰은 그를 송환하는 대로 구금해 형사 법정에 세울 예정이다. 그가 받는 범죄 혐의는 증권 사기 2건, 상품 사기 2건,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2건, 사기 음모, 시장 조작 음모 등 총 8가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