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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중고의류 판매 확대…주목할 비즈니스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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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중고의류 판매 확대…주목할 비즈니스로 급부상

일본의 의류기업 유니클로가 재활용 중고 의류 사업을 확대하며 지속가능 소비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의류기업 유니클로가 재활용 중고 의류 사업을 확대하며 지속가능 소비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니클로의 중고 의류 판매 확대가 지속 가능 소비문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사업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늘자 이에 발맞춰 전 세계에서 중고 의류 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중고 의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 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의류 선호 양상을 고려하면 향후 중고 의류 시장 점유율이 40% 이상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주목할 비즈니스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유니클로는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감지하고 중고 의류 전문 브랜드인 '리.유니클로(Re.Uniqlo)'를 통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고 중고 의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유니클로가 중고 의류를 수거하고 재활용해 온 것은 지난 2001년부터다. 자사의 플리스 라인업을 시작으로 중고 의류를 수거하고 재활용해 왔으며, 2006년부터 이를 전 라인업으로 확대했다.
2020년에는 아예 중고의류 브랜드인 리.유니클로를 출범하고, 소비자로부터 자체적으로 중고 의류를 수집해 재활용 다운 재킷을 포함한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쿄 하라주쿠 매장에서 중고 의류만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12일간의 팝업스토어 일정 동안 염색 등 재가공 제품을 포함한 약 400~500점의 중고 의류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됐다. 특히 캐시미어 스웨터의 가격은 3000엔으로 새것 가격의 약 3분의 1 수준에 판매됐다. 여기에는 일반 고객은 물론 학생이나 해외여행객들까지 몰리며 성황을 이루었다. 야나이 코지 유니클로 패스트리테일링 사업부 이사는 "많은 방문객들이 품질과 가격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범 사업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유니클로는 3월 말부터 일부 매장에서 중고 의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밝은 분홍색과 밝은 카키 색상으로 염색된 것을 포함해 티셔츠와 드레스 셔츠와 등 중고 봄·여름 상품을 정상보다 60~7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고객들의 반응에 따라 관련 사업 확장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유니클로의 중고 의류 사업은 단순히 입던 옷을 모아다 세탁해서 파는 것이 아니다. 수선 및 염색 등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아예 소재별로 분해해 새 의류를 만들어내는 수준이다. 소재 전문기업 도레이와 협력해 선보인 재활용 다운 재킷은 매장에서 수거한 철지난 다운 재킷들을 소재별로 분리하고, 다운 및 깃털들을 세척한 뒤 다시 새로운 재킷으로 만들어냈다. 유니클로에 따르면 재킷 재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일반 다운 재킷보다 약 20% 적다.

리.유니클로는 중고의류뿐 아니라 수선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2년 9월 런던 매장에서 시작된 수선 서비스는 2023년 10월 기준 16개 국가의 35개 매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다. 올해에는 50개 이상의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재활용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의류 산업의 폐기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만드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중고 의류에 대한 인식도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고 의류에 대한 이미지가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중고 의류를 입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주로 가격 대비 품질이 좋거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 의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의류업체들도 중고 의류 수거와 재활용을 위한 노력을 확대하는 등 의류 산업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웨덴의 헤네스 앤드 모리츠(H&M)는 2013년부터 중고 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브랜드에 무관하게 중고 의류를 수집하고 있다.

H&M 외에도 자라(ZARA)과 같은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도 중고 의류 시장에 진출하며 고물가와 불황으로 저렴한 중고 의류를 찾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유엔의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부합하는 활동을 위해 △재활용 소재 사용 △공정 거래 관행 구현 △폐기물 감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경우 미 판매 의류의 소각과 파쇄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각국 정부와 기업이 지속 가능 패션 산업을 위한 정책과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의류와 신발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4%를 차지한다. 패션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은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가치관과도 부합하는 동시에, 의류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