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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10억 달러 규모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 위한 힘겨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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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10억 달러 규모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 위한 힘겨운 싸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오션이 호주의 주요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힘겨운 싸움에 직면해 있다. 오스탈 측은 지난 2일(현지시각) 한화오션으로부터 10억2000만 호주 달러(약 8960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사업을 성장시키려는 계획이었다. 오스탈은 지난해 11월에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된 바 있으며, 미국 해군에도 선박을 설계, 건조, 납품하는 주요 방산업체다. 이러한 이유로 오스탈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화오션은 FIRB 승인을 받기 위해 모든 합리적인 조건을 수용할 용의가 있으며, 오스탈 인수 의사를 계속 내비치고 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로펌으로부터 CFIUS가 거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한화오션 관계자는 "오스탈은 국가 자산 기업으로 오커스 동맹국(미국-영국-호주) 내 기업만 인수할 수 있지만 한국은 미국, 호주의 주요 동맹국으로서 이들 나라와 여러 연합훈련을 하는 등 미국, 호주와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탈은 "우리 회사는 호주와 미국 해군의 군함 설계업체이자 건조업체로, 방위 계약과 관련된 소유권 조항을 고려할 때 한화의 인수 제안은 당국의 승인이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스탈은 성명에서 "한화가 이번 거래가 승인될 것이라는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오스탈은 인수 제안을 더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현재 호주 정부와 한국 정부는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수출과 관련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호주 정부가 방산 계약을 수행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경영권 인수를 허가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화는 이미 6개월 전부터 오스탈 인수를 위해 투자은행 UBS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오스탈 측에 최초 인수 제안을 한 뒤 몇 차례 수정 제안을 거쳤다. 또한 기존 호주 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에서도 지난 3년간 약 4000여건 중 미승인 사례는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도 중국 등 적성국에 한정돼 한화의 오스탈 인수 승인 가능성은 더욱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오스탈은 본사를 호주에 두고 있으며, 미국 앨라배마주의 모바일 지역에도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조선소는 현대식 유도 미사일 구축함 크기의 강선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확장되었으며, 이는 오스탈이 미국 해군의 현대화된 전투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했다.
한화오션의 오스탈 인수 추진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사건이다. 향후 호주 정부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이번 인수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