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500만 대로 중국·미국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승용차(Passenger Car) 시장은 410만 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합산 20.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도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41.6%)에 이은 2위다. 3위 타타자동차(13.4%)를 큰 차이로 앞지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에서 성장하는 것은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런 방향성을 이끄는 것은 정 회장의 몫이다. 그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인도 하리아나(Haryana)주 구르가온(Gurgaon)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기아의 업무보고를 받고 양사 인도권역 임직원들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등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도 시장과 고객들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SUV 리더십을 강화하고,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양적인 측면에서 성장하고, 고객 중심의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인도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정 회장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중장기 전략의 실행 주체인 인도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진행하는 등 직접 소통하며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 회장이 현지 직원들과 소통 시간을 가진 것은 인도가 처음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인도 현지 업체와의 협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달 8일 현대차그룹은 남양연구소에서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 '엑사이드 에너지'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전용 전기차 모델에 인도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이르면 올 연말부터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을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인도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 K. 스탈린 타밀나두주 총리를 만나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방안 및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스탈린 타밀나두주 총리에게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대한 타밀나두 주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대한 감사와 함께 앞으로 전동화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밝혔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