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 시각) 닛케이 아시아는 글로벌 공급망과 동남아 지역 무역 흐름이 변화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아세안 국가의 대미 수출이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닛케이가 아세안 사무국과 각국 정부, 현지 언론 등의 통계를 바탕으로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올해 1월~3월 아세안의 대미 수출 규모는 672억 달러(약 92조 3000억 원)로, 같은 기간 대중 수출 규모(570억 달러·약 78조 3000억 원)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미국이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반도체와 전자부품 조달을 늘린 것과 중국의 부진한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우어그룹 아시아의 아리나 나즈와 이사는 닛케이를 통해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벗어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라며 “말레이시아는 강력한 제조 생태계, 전략적 위치, 숙련된 노동력으로 인해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 2023년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28%, 중국이 17%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57억 달러로 아세안 회원국 중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하는 한편, 같은 기간 태국(126억 달러)과 싱가포르(120억 달러)의 대미 수출 규모를 앞질렀다.
하노이의 경제학자 르 당 도안은 “베트남은 스마트폰, 전자제품, 농산물, 임업, 수산물, 목제 가구, 섬유 및 의류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라며 “베트남의 대미 수출 잠재력은 여전히 크며, 양측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일부 중국산 수출품에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것이 베트남의 대미 수출에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역시 1분기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은 9.8% 증가했다. 태국 카시콘 연구센터의 한 분석가는 “중국이 디플레이션 위험에 처해 있으며, 3월 인플레이션 지수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태국산 수출 품목에 대한 수요 약화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평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