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기 승승장구 분위기서 급격한 지지율 하락...경제·이민 정책 모두 역풍

뉴스위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100일 지지율이 현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BC 뉴스/워싱턴 포스트/입소스가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성인 2,464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39%로, 지난 80년 동안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100일 직무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대비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CNN/SSRS가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성인 1678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1%가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찬성하고 59%가 반대했다. 이는 3월보다 4%포인트, 2월 말보다는 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폭스뉴스 역시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등록 유권자 1104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44%, 반대가 55%로 순 지지율이 -10%를 기록했다. 이는 3월의 -2%에서 크게 나빠진 것으로, 조 바이든(54%), 버락 오바마(62%), 조지 W. 부시(63%) 등 이전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NPR/PBS/마리스트가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등록 유권자의 46%가 트럼프의 직무 수행에 'F' 등급을 매겼는데, 이는 현대 역사상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의 점수다.
하지만 이런 경고성 수치에 대해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가짜 뉴스의 여론조사는 뉴스 자체와 마찬가지로 가짜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하고 잘하고 있다"라고 그는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렸다.
◇ 지지율 하락 주원인, '해방의 날' 등 경제정책 실패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경제정책 실패를 꼽았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대적인 관세 정책은 시장을 뒤흔들었고, 즉각적인 매도세를 일으켰다가 며칠 후 회복했다.
네비게이터 리서치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경제에 대한 순 지지율은 -16으로 떨어졌고, 찬성 40%, 반대 56%로 이 단체의 경제 분석 역사상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인플레이션과 관세에 대한 그의 수치는 더욱 저조했는데, 순 지지율은 각각 -29와 -26이었다.
디시전 데스크 HQ/뉴스네이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82%가 잠재적인 경기 침체를 걱정하고 있으며, 59%는 물가상승이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시에나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50%가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답했고, 21%만이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정치학 부교수이자 미국 정치 센터 소장인 토마스 기프트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를 용서할 수 없는 유권자들이 있다"며 "특히 자신의 401k를 보며 은퇴 저축금이 흩어지는 것을 보고 트럼프 지지를 후회하는 유권자들이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이민 정책 역시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이었으나, 에머슨 대학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은 48%에서 45%로 하락했고 반대는 44%로 올랐다.
파이브서티에잇의 전 국장인 G 엘리엇 모리스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가 트럼프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감안할 때 트럼프가 의미 있게 방향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맷 맥더모트는 "경고 표지판이 빨간색으로 깜박이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유권자들은 이미 깊은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경제를 바로잡고 물가를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혼돈과 내분, 그리고 일상 노동자 가정에 해를 끼치도록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정책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예측으로 유명한 대통령 역사학자 앨런 리히트먼은 트럼프의 역사적으로 낮은 100일 지지율은 그의 대통령직뿐만 아니라 그의 광범위한 정치적 영향력에도 "주요 위험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낮은 지지율에서 100일째 회복하는 대통령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리히트먼은 또한 "낮은 초기 지지율은 대통령이 속한 당의 중간선거 패배를 암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하락한다면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예일대 청소년 여론조사의 부국장 잭 도지어는 "현재 여론조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겨우 100일 동안의 성과만 담고 있어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장기적 흐름은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대통령 취임 후 약 1년이 지나야 여론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 여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