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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연준 차기 의장 경쟁 돌입...케빈 월시·크리스 월러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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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연준 차기 의장 경쟁 돌입...케빈 월시·크리스 월러 떠올라

두 사람 모두 연준 독립성 강조, 트럼프는 금리 인하 압박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에 케빈 월시 전 연준 의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에 케빈 월시 전 연준 의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당장 축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으나 파월 의장의 후임자 자리를 놓고 공개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미 경제 매체 야후 파이낸스는 3일(현지시각) 현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월시 전 연준 이사가 가장 강력한 후보자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이 2026년 5월에 임기를 마치면 월시 전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월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의 유력한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스콧 베선트를 재무장관으로 발탁하고, 월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는 쪽으로 교통 정리를 했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월시 전 이사는 스탠퍼드 대학,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2002년까지 모건스탠리에서 일하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정책 특별 보좌관, 국가경제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그는 2006년 35세 나이에 연준 이사로 발탁돼 최연소 연준 이사 기록을 세웠다. 그는 5년간 연준 이사로 근무하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반대하며 사임했다.
월시는 현재 후버 연구소 연구원,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연준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월시 다음으로는 크리스 월러 연준 이사가 의장 하마평에 올랐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전했다. 월시 이사도 연준의 독립성 유지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해도, 연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었다.

월러 이사가 지난달 14일 미국이 보편 관세와 상호 관세를 통해 25%의 관세를 유지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5% 가까이 치솟고, 경제 성장률이 바닥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또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것보다는 경기침체 위험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그 당시 세인트루이스 CFA 협회 주최 행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높게 유지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상호 관세 규모가 예상보다 극적으로 컸고, 관세는 방 안의 코끼리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은 연준 의장, 부의장, 이사 교체 또는 해임을 통해 연준의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 기관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연준 이사의 임기는 무려 14년에 달한다. 파월은 의장 임기가 2026년 5월에 끝나지만, 연준 이사로서 그의 임기는 2028년까지이다. 미국 대통령이 불법 또는 부정행위나 직무 유기 시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으나 통화 정책 견해 차이를 이유로 쫓아낼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 7일 열리는 FOMC 정례 회의를 앞둔 2일 생필품 물가 하락, 고용률 증가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를 제시하면서 연준에 또다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1갤런은 3.78ℓ)당 1.98 달러(약 2760원)를 깨뜨리며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식료품(달걀 포함) 가격도 내려갔으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없다.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연준을 압박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방기금 금리보다 낮다”면서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시장의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전망이다. 연준은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직후인 지난 1월 28, 29일과 3월 18, 19일 열린 두 차례 FOMC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동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