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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중국이 더 유리...미국 소비자 타격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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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중국이 더 유리...미국 소비자 타격 클 듯

"중국 대미 수출은 전체의 12%뿐, 미국은 중국산 제품 대체 어려워"
2024년 12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뉴스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오고 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2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뉴스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오고 있다.사진=로이터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무릎을 꿇을지 논란이 일고 있다. 글로벌 투자 자문사인 레일리언트(Rayliant) 글로벌 어드바이저가 지난 5(현지시각)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징벌 관세를 완화한 것을 미국이 전면 무역전쟁의 위험을 알아차렸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미 수출에 크게 의지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붕괴 위협에 더 쉽게 굴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에서 4400억 달러(610조 원)의 상품을 들여오며, 이는 전체 비자동차 수입 29000억 달러(4025조 원)15%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은 전 세계에 약 36000억 달러(4996조 원)를 팔아넘기며, 이 중 4400억 달러가 미국으로 향해 중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약 12%에 지나지 않는다.

레일리언트는 "중국이 미국 시장을 완전히 잃고 새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극단 경우에도 중국의 수출은 36000억 달러에서 31600억 달러(4386조 원)으로 12%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19조 달러(26300조 원)2.3% 타격을 주는 수준으로, 중국의 일반 5% 성장률이 약 2.7%로 떨어지는 정도다. 보고서는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재앙적이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 중국 제조 생태계 대체 불가능, 미국 소비자가 더 아파할 것


레일리언트는 "놀랍게도 중국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국에 덜 의지한다"고 설명했다. 한때 미국은 중국 수출의 22%, 중국 GDP의 거의 5%를 차지했으나, 요즘은 이 수치가 약 절반에 그친다. 이는 중국의 국내 소비가 늘고 미국을 흉내 낸 다른 나라들도 중국에게 상당히 외주를 주고 물건을 사들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보고서는 또 "30년 전 중국이 티셔츠와 청바지를 만들 때만 해도 멕시코나 베트남으로 주문이 쉽게 옮겨갈 수 있었다"면서 "요즘 중국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같은 많은 고급 전자제품의 유일한 제조 선택지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24GDP29조 달러(4경 원)에 이르지만, 수입 상품에 크게 의지하는 서비스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은 비자동차 제품에서 겨우 1조7000억 달러(2359조 원)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연간 소비의 약 40%에 불과하다. 중국 제조업은 미국인이 날마다 사는 모든 것의 거의 10%를 차지한다.

레일리언트는 "최후 날의 완전한 디커플링을 통해 중국은 물량이 7.8% 줄어들더라도 다른 시장을 위한 아이폰, 나이키, HP 노트북, 삼성 TV를 계속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총 제조량은 56000억 달러(7772조 원)이며, 이 중 4400억 달러는 미국, 32000억 달러(4441조 원)은 다른 나라다. 반면 "미국 소매업체는 전자제품, 장난감, 가구 조달의 70~90%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아이폰 생산을 베트남이나 인도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나라마다 전문 분야가 있고, 고급 생산을 뒷받침하는 제조 생태계는 매우 지역적"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삼성 같은 한국 대기업조차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레일리언트는 "중국은 노동자들이 고통을 견디는 더 큰 능력에만 의지하지 않는다""제조업 생태계를 다양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겪는 고통의 크기가 불균형하게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싼 중국 상품에 길든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가장 먼저 금이 갈 것이라고 내기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럽고 비이성적인 행동도 결국 협상 전술의 일부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실질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미국 정부라면 결국 먼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