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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 합의에 美 달러·국채 금리 급등...원화 가치 1417원대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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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 합의에 美 달러·국채 금리 급등...원화 가치 1417원대로 '뚝'

위험 선호 심리 재확산...달러, 엔화 및 스위스 프랑 대비 1% 넘게 급등
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은행 직원이 미화 100달러 지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은행 직원이 미화 100달러 지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2일(현지시각) 고율의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자 한동안 외면받았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움직임이 재확산하며 미국 달러화 가치와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완화 움직임에 경기 침체 우려가 줄면서 미국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수익률 상승)했다.

이날 미국과 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90일간 상호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며,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125%에서 10%로 하향 조정된다.

이 소식에 전 세계 자산시장이 일제히 환호하면서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 넘게 급등했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급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지난주 후반 심리적 주요 레벨인 100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1.5% 급등한 101.91을 기록했다.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달러화는 일본 엔화 대비 1.91% 급등한 148.12엔에 뉴욕장 후반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은 장 중 한때 148.59엔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도 이날 달러 대비 1.54% 급락한 1.1074달러로 떨어지며 지난해 11월16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주요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도 지난달 10일 이후 최고치인 0.8475달러까지 급등했다.

원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에 대한 달러 강세도 두드러졌다. 월초 대만 당국이 대만 달러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대만 달러와 동반 강세를 보였던 원화 가치는 이날 뉴욕 시장에서 한때 1426원대로 추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402.40원에 거래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뉴욕장 후반 15원가량 급등한 1417원대에 거래됐다.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과의 상호관세 한시 인하 합의 이후 "무역 관련 논의가 매우 견고하고 생산적이었다"고 밝힌 뒤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심리는 한층 달아올랐다.

암스테르담 소재 AFS그룹의 아르네 페티메자스 리서치 책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관세를 완화했다"면서 "중국에 대한 관세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술적 저항선이 돌파되면서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것으로 관측된 점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탤 요인으로 언급됐다.

중국 위안화는 뉴욕 시장에서 달러당 7.201로 0.52%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화의 급상승에 반해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위험 완화와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매도세가 한층 강화됐다.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10.2bp 상승한 4.477%를 기록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1.9bp 급등한 4.002%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BMO의 이안 린겐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지난주 미국과 영국의 무역협상 발표에 이어 무역 전쟁에 대한 심리가 분명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가 해빙되면 연준이 더 많은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13일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소매판매 지표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두 지표는 미·중 무역 갈등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이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