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공산당 영향력" 비판하며 외국인 유학생 등록 자격 박탈 시도… 법원 제동
신장 연계 교육·거액 기부금 논란… 학문의 자유 vs 국가 안보 '딜레마' 심화
신장 연계 교육·거액 기부금 논란… 학문의 자유 vs 국가 안보 '딜레마' 심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 하버드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중국 공산당과 협력했다며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2024년 하버드 외국인 학생 입학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국적 학생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하버드가 소송을 제기한 후 연방 판사가 금요일 행정부 명령을 일시적으로 차단한 상태다.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하버드는 너무 오랫동안 중국 공산당이 이를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며 "학교는 자경단이 이끄는 캠퍼스 내 괴롭힘을 눈감아 주었다"고 비판했다.
하버드와 중국의 관계는 연구 파트너십과 중국 중심 학술센터를 포함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이 관계는 학교에 주요 재정 지원과 국제적 영향력,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주었지만, 최근 들어 정치적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하버드가 2020년 이후 신장생산건설공사(XPCC) 관계자에게 공중보건 관련 교육을 제공한 점이다. 미국은 2020년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과 다른 무슬림 민족에 대한 인권 침해 혐의로 이 중국 준군사 조직에 제재를 가했다. 국토안보부는 XPCC와의 계약이 "최근까지 2024년까지" 계속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논란은 2014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에 3억5000만 달러를 기부해 학교 이름을 바꾼 로니 챈이 중국-미국 교환재단 회원이라는 점이다. 홍콩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미국 법에 따라 외국 단체로 분류돼 이 단체를 위해 일하는 미국 로비스트들은 활동을 미국 정부에 공개해야 한다.
하버드의 찰스 리버 전 교수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한 '차이나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2021년 연방 자금 지원 연구와 관련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지난 4월 중국 대학의 전임교수가 됐다.
양당 미국 의원들은 베이징과 연계된 학생회들의 정치 활동 감시 노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2024년 4월에는 하버드 학생 활동가가 시에펑 중국 대사의 연설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중국 교환학생에 의해 행사에서 물리적으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들어 하버드에 대한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월 교육부는 거액의 외국 기부 및 계약에 대한 필수 보고 검토 결과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공개가 드러났다며 대학에 외국 자금 지원 기록 제공을 요청했다.
래리 서머스 전 하버드 총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학생 입국 차단 조치가 "현재까지 대학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며 "미국이 세계의 등대로서 역할을 희생하는 것보다 중국에 더 큰 전략적 선물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미국 인권 연구자 야추 왕은 "중국 정부의 초국가적 억압과 간첩 행위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지만, 외국 학생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완전히 역효과"라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