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26일(이하 현지시각) 벤징가에 따르면 애플의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은 인도 첸나이 인근에 새로운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5억 달러(약 2조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터치 인터페이스와 밝기 조절 등 아이폰용 화면 부품을 조립하게 된다. 폭스콘은 전날 자사의 인도 법인을 통해 런던증권거래소에 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애플은 오는 2026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연간 6000만대 규모의 아이폰을 전량 인도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인도산 아이폰의 비중이 전 세계 생산량의 18%였으며 올해는 32%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미국 정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백악관에서 열린 원자력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 자리에서 “팀 쿡과 나는 애초에 인도에 공장을 짓지 않는다는 이해가 있었다”며 “그가 인도로 간다고 해서 ‘괜찮다. 다만 미국에서 팔고 싶으면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전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아이폰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에서 팔고 싶다면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은 애플뿐 아니라 삼성, 화웨이 같은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최대 25%의 관세는 이르면 오는 6월 말부터 발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도 “미국에서 판매될 아이폰은 반드시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일자리가 최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는 최근 카타르 도하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팀 쿡에게 “인도는 관세 면제 제안을 했지만 나는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도의 관세 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시장에 공장을 세우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앞서 인도 정부 관계자는 “애플의 투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인도는 애플의 핵심 생산기지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할 경우 인건비와 운영비 상승으로 인해 기기 가격이 3000달러(약 413만원)를 넘어설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아시아 중심의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내로 재편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조치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가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소비자 가격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반면, 다른 측에서는 미국 내 제조업을 부흥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