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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없인 위기탈출 없다"…K-철강 임금협상 앞두고 긴장감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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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없인 위기탈출 없다"…K-철강 임금협상 앞두고 긴장감 팽팽

포스코 노사 4일 5차 임단협 앞두고 있어
현대제철 이르면 이달 또는 하반기 교섭
철강업계 업황 부진에 줄줄이 실적 악화
"대립보단 장기적 생존 방안 함께 모색해야"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1월 14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5년 철강업계 신년회' 행사에 앞서 참석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1월 14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5년 철강업계 신년회' 행사에 앞서 참석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국내 철강업계가 철강 업황 악화, 미국의 관세 기습 인상 등 대내외적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노동조합 리스크'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처럼 노사 협상이 길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 등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사가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노조 측과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벌이고 있거나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먼저 포스코는 지난달 상견례 이후 4차 교섭까지 마쳤으며, 4일 5차 본교섭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올해 기본급 7.7%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포함한 교섭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임단협은 초기 단계"라면서 "큰 틀에서 세부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이르면 이달 중 또는 하반기 중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는 올해 역시 철강업계의 임금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업황 악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 노조 측이 과도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과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는 임금 협상에 들어간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야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 임단협을 시작한 현대제철은 노사가 부분 파업과 직장 폐쇄라는 강수로 맞서며 올해 4월에야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재 철강업계는 실적 악화는 물론 일부 생산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5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 줄었다. 현대제철은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동국제강 역시 전년 대비 91.90% 감소한 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주요 생산 설비도 멈췄다. 현대제철은 인천 철근 공장을 4월 한 달간 가동 중단했다. 동국제강은 인천 공장 가동을 7월 한 달간 멈추기로 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사들의 철근 생산량은 2022년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780만t으로 전년 대비 17.8% 줄었다.

전문가들은 철강업계가 전례 없는 수준의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장기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방안을 노사가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임단협에서는 통상임금 산정 범위에 조건부 상여금을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관련 세부 사항을 이번 임단협에서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은 "철근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철강업계가 마주한 대내외 리스크가 크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철강업계 노사가 성과급을 둘러싼 대립보다는 장기적 생존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