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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민간 고용 약화에 강세...10년물 금리 4주만에 최저치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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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민간 고용 약화에 강세...10년물 금리 4주만에 최저치로 '뚝'

연준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에 힘 실려...10년물 금리 10bp 넘게 떨어져
4일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4일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채 가격이 4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모처럼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채권 매수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을 받았다.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10bp(0.1%포인트) 넘게 하락한 4.357%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7일 이후 4주 만에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9bp 넘게 하락하며 3.866%를 기록했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10bp 이상 하락하며 4.881%에 후반 거래됐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날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5월 민간기업 고용은 3만7000명 증가에 그치며 2년여 만에 가장 부진하게 발표됐다. 이는 다우존스가 전망한 11만 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지난 202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ADP 지표 발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촉구했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경제 문제를 주제로 파월 의장과 회동했으나 당시 분위기는 상당히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몇 주간 미국의 경기 활동도 소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서비스업 지수는 기준선인 50을 소폭 밑돌며 경기가 위축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표 부진으로 스와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0월과 12월에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또한 90% 이상으로 치솟았다.

롬바르 오디에 투자운용의 플로리앙 이엘포는 “시장 참가자들이 이번 지표 부진을 실물 경제 성장 측면에서 실망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표 부진이 금리 인하 기대감 측면에서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으며, 이미 주식 시장과 신용 스프레드에 반영된 경기 개선 기대에는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메리카 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고용 증가세 둔화를 주목하겠지만,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정도로 충분한 근거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미국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의 두 배인 50%로 인상했다. 이는 광범위한 제품의 가격 상승과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고율 관세가 “철강 산업을 더욱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6일 발표될 미국의 5월 고용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비농업 부문의 고용 증가율이 둔화하고 실업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