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별도로 차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대한 테슬라의 투자 여부를 정하는 문제를 주주 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으나 두 회사 간 합병 가능성은 부인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X에 올린 글에서 “합병은 아니다”고 못박은 뒤 “만약 내게 권한이 있었다면 테슬라는 이미 오래전에 xAI에 투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주주들이 테슬라의 xAI 투자 여부를 직접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발언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스페이스X의 xAI 투자 계획 직후 나왔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는 총 50억 달러(약 6조8500억원)를 목표로 한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하며 이 중 약 20억 달러(약 2조7400억원)를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xAI와의 합병을 부인했지만 양사 간 기술 통합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예컨대 xAI가 개발한 AI 챗봇 그록은 테슬라 차량에 탑재되고 있으며 트위터 인수 직후 테슬라 엔지니어들이 머스크를 도운 사례처럼 기업 간 협업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xAI는 최근 버전인 ‘그록 4’를 출시하며 머스크 CEO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이용률은 여전히 오픈AI의 챗GPT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xAI에 투자할 경우 단순한 기술 공유를 넘어 스타트업 가치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회사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이미 xAI의 첨단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스타트업 가치가 크게 상승한다면 투자 자체가 회사에 큰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오는 11월 6일 연례 주주총회를 열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xAI 투자 안건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