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수요보다 달러 약세에 따른 매출 전망 상향에 실망...주가, 올해 42% 오르며 시장 눈높이도 높아져

18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웰스파고와 UBS 등 주요 은행들은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상향 조정했다.
넷플릭스가 전날 발표한 2분기 매출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돈 데다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하는 등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데 대해 월가가 화답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가까이 증가한 110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110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회사는 또한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435억~445억 달러에서 448~452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웰스파고의 스티븐 캐홀 애널리스트는 “유료 공유 계정 수익화 및 광고 기반 요금제로의 전환이 수익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콘텐츠 및 기술 투자로 가입자와 가격 인상 여력을 확보하면서 수익성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이퍼 샌들러도 넷플릿스에 대한 투자 의견 '비중 확대'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500달러로 100달러 상향 조정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토마스 챔피언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다양한 성장 동력을 지닌 방어주로 평가된다”면서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약 10억 달러 상향한 것은 경영진의 강한 자신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제프리스와 UBS도 넷플릭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각각 1500달러와 14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제임스 히니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비밀번호 공유 단속과 광고 기반 요금제가 가입자 증가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고 사업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콘텐츠 비용에 대한 엄격한 관리도 잉여현금흐름 마진을 25%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웃지 못했다. 뉴욕 시장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5.1% 하락한 1209.2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회사가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상반기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한 점 등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는 "하반기 대규모 콘텐츠 편성에 따른 상각비용 증가와 판매 및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비용 부담 우려가 커지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윌리엄 블레어의 랄프 샤카르트 애널리스트는 "양호한 분기 실적과 사업 트렌드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연초 대비 42% 상승했고 기대치도 높았다"고 지적했다.
스트리밍 콘텐츠에 대한 강한 수요보다는 달러 약세가 주도한 매출 전망에 투자자들이 실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넷플릭스 경영진은 연간 가이던스 상향 조정의 대부분이 약세를 보인 미국 달러에 기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