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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에 최후통첩 후 러시아 '돈줄' 완전차단 카드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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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에 최후통첩 후 러시아 '돈줄' 완전차단 카드 구체화

"유조선 그림자 함대·암호화폐 거래소까지 표적 삼아야 한다는 주장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의 리하이 밸리 국제공항에서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의 리하이 밸리 국제공항에서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 참여를 위한 최후통첩을 던진 가운데,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구체적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다층적 제재 방안을 상세히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가 즉시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전 50일이었던 기간을 단 10일로 단축해 푸틴에게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키이우 같은 도시에 로켓을 발사해 요양원 등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군사·산업 복합체 핵심 기관 제재 필요성 대두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군사·산업 복합체를 더욱 정확히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관인 로사톰(Rosatom)과 우주 기관인 로스코스모스(Roscosmos)에 대한 전면 제재가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이 기고문에 따르면 로사톰은 핵무기 개발을 뒷받침하고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점령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스코스모스는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유도하는 위성 이미지와 통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 모두 서구 과학·학술 기관과의 협력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 금융 접근 차단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2022년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차단한 것은 중요한 이정표였으나, 가즈프롬은행(Gazprombank)은 여전히 연결돼 있어 제재 대상 거래, 특히 에너지·국방 관련 상품의 주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제재 회피를 막기 위한 미국의 초당적 노력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그레이엄-블루멘털(Graham-Blumenthal) 법안은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돕는 제3국 기관들에 대한 2차 제재 부과를 향한 강력한 조치로 평가받는다고 이 기고문은 전했다.

◇ 그림자 함대·암호화폐 인프라 표적화 방안 제시

완전한 경제 봉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소국들을 통해 드론과 미사일에 사용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마이크로칩과 전자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품들은 서구에서 생산되나 우회적인 무역 경로와 금융 허점을 통해 러시아에 도달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산 석유를 가격 상한선 이상으로 구매한 인도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결정한 것은 크렘린을 동요시켰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제재에 관한 국제 실무 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더욱 표적으로 삼은 제안들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먼저 석유 수출에 사용되는 러시아 항구들을 직접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 제시됐다. 러시아는 주요 항구들을 통해 원유와 석유제품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이들 항구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이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둘째로는 러시아가 운영하는 '그림자 함대'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림자 함대란 러시아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조선들을 가리키는데, 이들 선박은 추적 시스템을 고의로 꺼두거나 선박 간 바다 위에서 기름을 옮겨 실어 원산지를 감추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러시아산 석유임을 숨긴 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어, 이들 유조선 운영자들을 제재 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러시아가 무기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전자지갑 등을 차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러시아는 기존 금융망에서 차단되자 암호화폐를 이용해 제재를 우회하고 있으며, 특히 드론과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구매하는 데 이런 수법을 쓰고 있다고 분석됐다. 따라서 이런 불법 거래에 사용되는 암호화폐 인프라와 중개 업체들을 표적으로 삼아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기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에 더 광범위한 위험을 가져오고 있다""러시아를 막을 수 있는 도구는 존재하며, 필요한 것은 이를 정확하고 강력하게 사용하려는 정치적 의지"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