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픽셀10 프로 폴드’도 선보여…애플·삼성에 도전장

20일(현지시각) 구글은 AI 비서인 ‘제미나이(Gemini)’를 전면에 내세운 ‘픽셀(Pixel)10’ 시리즈를 공식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번 신제품이 구글 AI를 활용해 문자 메시지로 에어비앤비 주소를 요청받으면 즉시 찾아주는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픽셀10’ 시리즈는 여러 모델로 구성됐다. 기본형 픽셀10은 799달러(약 110만 원)부터 시작하며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된다. 상위 모델인 ‘픽셀10 프로’는 999달러, 큰 화면과 256GB(기가바이트) 기본 저장공간을 갖춘 ‘픽셀10 프로 XL’은 1199달러다. 구글은 또한 접이식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10 프로 폴드’도 선보였다. 가격은 1799달러부터 시작한다.
이번 신제품 공개는 9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발표 직전에 이뤄졌다. 구글은 그동안 가을에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해 왔지만, 지난해부터는 8월에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픽셀폰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삼성, 모토로라, 애플 등 경쟁사에 크게 뒤처져 있다.
CNBC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이번 픽셀폰이 구글의 AI 서비스와 구독 모델 확산을 위한 중요한 관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도메인, 모달리티, 기기 구분 없이 원활히 작동하는 범용 AI 비서를 구현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전사 미팅에서 “앞으로 1~2년 안에 제품 자체가 대대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미나이가 애플의 AI 제품군보다 더 발전된 모델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 음성비서 시리(Siri)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2026년으로 미룬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구글이 AI 활용에 적극적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이미 자연스러운 대화와 일정 관리, 앱 제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구글은 이달 초 공개한 ‘픽셀10’ 광고에서 애플의 시리 업데이트 지연을 풍자하기도 했다. 광고 속 문구는 애플의 시리 업데이트가 “곧(coming soon) 출시된다”고 해놓고 1년 동안 기다리게 만든 상황을 비꼬면서 “곧 추가될 기능 때문에 새 휴대폰을 샀는데, 그 ’곧‘이 1년이나 걸린다면, ‘곧’의 정의를 바꾸거나 휴대전화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픽셀 10의 핵심 AI 기능 중 하나는 매직 큐(Magic Cue)’다. 구글은 이를 “개인화된 지능과 유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AI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항공사에 전화를 걸면, 매직 큐는 “번호를 누르는 즉시 비행 정보를 표시해 준다”면서, 사용자의 필요를 예측해 휴대전화 속 상황에 맞춰 “관련 정보와 유용한 행동을 제안한다"고 소개했다.
구글은 이어 ‘픽셀10 프로 폴드(Pixel 10 Pro Fold)’가 현존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큰 8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화면은 이중 충격 방지 필름으로 제작돼 낙하 시 내구성을 강화했으며, 10년 이상 반복 접기에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힌지’가 적용됐다.
현재 폴더블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갤럭시Z 폴드7 시리즈로 주도권을 넓히고 있으며, 애플도 이르면 2026년 첫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