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와 테슬라 주가가 2일(현지시각) 나란히 하락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했다.
이날 연중 가장 저조한 9월 첫 거래를 시작하면서 뉴욕 주식 시장이 국채 수익률 상승 충격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로봇이 테슬라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기업가치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낙관,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계속 주도하는 한편 로봇 반도체, 자율주행 반도체 등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에서도 선도 기업 자리를 지킬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단기 악재에 빛이 바랬다.
이날 엔비디아가 3.44달러(1.97%) 하락한 170.74달러, 테슬라는 4.47달러(1.34%) 내린 329.40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 인도가 새 골칫거리로
판매 감소에 시달리는 테슬라는 인도라는 새 골칫거리까지 떠안았다.
테슬라가 지난 7월 뭄바이에 첫 쇼룸을 열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인기가 바닥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테슬라는 인도 진출 한 달 반이 됐지만 고작 약 600대 주문을 받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도 유럽, 중국, 미국 등에서 판매 감소가 지속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테슬라가 야심차게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도 찬 밥 신세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깊숙하게 관여하면서 인기가 바닥이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약 72만1000대로 1년 전보다 13% 급감했다.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테슬라 판매는 추락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세액환급을 9월말까지만 하기로 하면서 막차를 타려는 이들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소폭 늘었지만 테슬라는 이 흐름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미 전기차 판매가 올 상반기 약 1.5% 늘었지만 테슬라는 약 27만2000대 판매에 그쳐 1년 전보다 11% 판매가 급감했다.
중국 시장 충격 못 벗어나는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지난달 27일 장 마감 뒤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수출용 H20 반도체가 2분기에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고, 이번 분기에도 매출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알리바바, 캠브리콘을 선두로 한 중국 경쟁사들이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중국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특히 중국 정부가 보안 위험을 이유로 중국 업체들에 엔비디아 반도체 대신 토종 반도체를 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
여기에 AI 거품론까지 더해져 엔비디아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반도체가 주력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처음으로 시장 기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벨 리치스 애널리스트는 분석노트에서 엔비디아에 이어 마벨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 주문 감소 가능성으로 인해 실적 전망을 낮췄고, AI 서버업체 델은 취약한 영업마진으로 인해 AI 서버 시장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개미 투자자들은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엔비디아 주식을 내다 팔며 차익실현에 나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한편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BD)는 엔비디아 주가가 2일 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다면서 매수를 재개하기에 앞서 일단 지켜 볼 것을 권고했다.
50일 이평선 붕괴는 기술분석에서 단기 약세 신호로 간주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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