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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소기업 경기심리 3개월 만에 하락…관세·공급망 차질로 물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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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소기업 경기심리 3개월 만에 하락…관세·공급망 차질로 물가 압박↑

지난 6월 2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마르파의 한 암석 공방에서 장인 조지 그레이빌이 모자 핀을 연마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2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마르파의 한 암석 공방에서 장인 조지 그레이빌이 모자 핀을 연마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중소기업 경기심리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고물가, 경기 불확실성, 연방정부 셧다운의 장기화 속에서 기업들의 향후 6개월 전망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9월 기준 중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98.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개월 만의 첫 하락으로 물가 상승과 정치적 교착 상태가 기업 신뢰를 약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 “트럼프 행정부 관세가 기업 비용 높여”

NFIB의 불확실성 지수는 8월보다 7포인트 급등한 100으로 51년 만에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빌 덩켈버그 NFI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 변화가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성장세는 견조하지만 주로 인공지능(AI) 투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NFIB의 조사 결과 향후 6개월간 경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중소기업 비율은 23%로 전달보다 11포인트 급감했다. 응답자들은 쇠고기 가격 상승, 건강보험료, 세금 인상 등을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았으며 일부 고객은 “경기 불안 탓에 수리나 개보수를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NFIB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수입 관세 정책이 기업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0%의 추가 관세를 위협한 점이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 “물가 압박 여전…판매 부진에 재고 쌓여”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 중소기업 가운데 14%는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경영 문제’로 꼽았다. 이는 전월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제품 가격을 인상한 기업 비율도 24%로 3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NFIB가 집계하는 월평균치 13%를 크게 웃돌았다.

또 공급망 차질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면서 향후 3개월 내 가격 인상을 계획하는 기업은 31%로 전달보다 5포인트 늘었다. 반면 인플레이션 조정 후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기업 비율은 4포인트 감소했고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덩켈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소비 지출의 대부분은 상위 3분위 소득층이 주도하고 있으며 증시 호조로 인한 자본이득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통계 공백


정치적 대립으로 인한 연방 정부 셧다운이 3주째 이어지면서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사회보장국의 연금 물가조정(COLA)을 위해 오는 24일 소비자물가(CPI) 지표는 예정대로 발표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중소기업들은 높은 비용과 수요 둔화, 그리고 정부의 데이터 공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