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가 기회가 될까?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3사, 이른바 빅3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 충격으로 전기차 사업을 대거 축소하는 것이 테슬라에는 외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록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테슬라의 미래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판매가 주력인 테슬라가 경쟁사들의 전기차 사업 축소로 시장 경쟁이 느슨해지면서 다시 성장세로 접어들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극우 성향 정치행보에 실망해 테슬라에서 마음이 떠난 주력 소비자층인 진보계 소비자들이 다시 되돌아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디트로이트 빅3, 전기차 축소
제너럴모터스(GM)는 14일(현지시각) 이번 3분기 실적에는 전기차 보조금 종료에 따른 사업 축소 비용 16억 달러가 계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드 CEO 짐 팔리는 지난달 전기차 수요가 반토막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9월 말로 끝난 전기차 보조금 충격에 따른 비관이다.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3국 합작사인 스텔란티스는 크라이슬러를 위시한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목표를 철회했다.
미국에서는 9월 말을 끝으로 대당 최대 7500달러에 이르던 전기차 세금 환급금 제도를 종료했다.
테슬라, 기회 잡나
테슬라는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이런 와중에 머스크의 정치행보까지 겹치면서 고전했다.
지난해 말 49%였던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9월 말 43.1%로 낮아졌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보조금이 사라지자 그 충격을 완화할 저가 모델을 내놨다. 모델Y와 모델3 저가 버전을 출시했다.
투자업체 오토모티브 벤처스의 파트너 스티브 그린필드는 빅3의 전기차 사업 확장 철회는 테슬라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특히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린필드는 테슬라 기존 고객들이 새 차를 살 때 대부분 테슬라를 고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수요 급감, 마진 압박이 걸림돌
다만 테슬라가 땅 짚고 헤엄칠 정도로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린필드는 단기적으로 이번 4분기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서둘러 전기차를 구매하면서 ‘선행수요’가 급증했던 터라 4분기에는 전기차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테슬라가 대안으로 내놓은 저가 버전 역시 테슬라 마진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했다.
결국 테슬라는 올 4분기에는 전기차 수요 급감과 마진 압박이라는 이중 악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로보택시, 옵티머스
테슬라의 현재 주력인 전기차가 고전할 전망이지만 미래 먹거리인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기대는 점증하고 있다.
머스크도 의도적으로 테슬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 미래 사업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머스크가 테슬라의 미래는 로보택시와 로봇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로보택시는 알파벳 웨이모에 뒤처지고 있다.
옵티머스는 올해 5000대 생산이 목표라고 머스크가 3월 밝혔지만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계획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옵티머스는 머스크가 지난달 앞으로 테슬라 기업가치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핵심 미래 성장 동력이다.
머스크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옵티머스 로봇 덕에 테슬라 시가총액이 언젠가는 2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