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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무역 휴전은 허구"...중국 무역흑자 1조 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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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무역 휴전은 허구"...중국 무역흑자 1조 달러 육박

상하이 수입박람회에 155개국 참가했지만 구조적 불균형 지속...대두 수출 재개에 미국 농가만 환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한국 부산에서 1년 무역 휴전에 합의했지만, 중국 무역흑자는 오히려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중 무역 불균형이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8(현지시각) 보도했다.

대두 수출 재개에 미국 농가들 환영


지난 5일 개막한 제8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가장 환영 분위기가 뚜렷한 참가자는 미국대두수출협회 관계자들이었다. 짐 서터 미국대두수출협회 최고경영자는 "미국 내 50만 대두 농가가 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간 무역 분쟁으로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서 중국향 미국산 대두 선적이 수확기 직전 중단됐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지난달 트럼프-시진핑 회담 결과 중국이 향후 3년간 연간 2500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터는 "시기가 정말 좋았다""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수출업체보다 여전히 높은 관세를 부담하지만, 상황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상하이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155개국에서 4108개 해외 기업이 참가했다. 전시 면적은 43만 제곱미터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진핑 주석이 2018년 시작한 이 박람회는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해외로부터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사다.

무역 흑자는 사상 최대...불균형 심화


그러나 중국 무역 불균형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국 관세청이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상품 무역 흑자는 사상 최대인 1조 달러(1457조 원)에 달했고, 올해는 이미 9650억 달러(1406조 원)를 기록했다. 대미 무역 흑자도 올해 2330억 달러(339조 원)에 이른다.

에릭 정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 전체 무역 적자는 거의 그대로다"라며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 적자를 줄이려면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농산물 판매와 금융·보험 같은 서비스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 나라 간 무역 불균형이 제로가 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하지만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위기로 소비자 신뢰가 무너지면서 성장 지원을 위해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10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수입은 1% 증가에 그쳤다. 다만 남미산 대두 수입은 10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 잠재력에 여전히 기대


박람회 참가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 잠재력에 기대를 걸었다. 덴마크스페셜티푸드의 에릭 브레슬링 최고경영자는 "유럽이 최근보다 중국과 더 많이 거래할 좋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중국에서 연간 약 20억 위안(4090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과거 급성장 이후 최근 몇 년간 연 5%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와인협회의 크리스토퍼 베로스 대중화권 책임자는 캘리포니아 와인의 연간 총수출액 15억 달러(21800억 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000만 달러(1166억 원)에 불과하지만, 시장이 "매우 빠르게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고, 더 중요하게는 거대한 잠재 시장이기 때문에 모두가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주 상무부의 조 응우옌 부장은 박람회에 참석한 드문 미국 정부 관계자였다. 그는 "중국이 어떤 이유로 수입박람회를 열기로 했든, 그 자체가 큰 신호"라며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같은 워싱턴주 주요 기업들을 언급했다. 스타벅스는 이번 주 본토 사업 지분을 사모펀드 보유캐피털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지방정부 부스들은 외국 수출업체들에게 디플레이션과 초경쟁 시장에서 가격 압박이 현실임을 상기시켰다. 한 중국 판매업체는 가죽 재킷을 580위안(11만 원)에 판매하며 1000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터는 미국 농가들이 1982년부터 중국 축산 농장 개발을 지원해왔다며 "사람들이 방식과 진행 과정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많은 나라에 경종을 울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이제 "미국에서 더 많이 사야 하고, 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