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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외에 자율주행·소프트웨어로 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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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외에 자율주행·소프트웨어로 도약할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엔비디아 로고.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엔비디아 로고.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속에 7% 넘게 급락했다.

사상 최고 행진을 하던 주가가 3일(현지시각) 팔란티어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거품 논란이 불거지자 급락했다.

AI 거품 논란 속에 AI 성장세가 꺾이면 사실상 답이 없지만 이 흐름이 유지된다면 엔비디아는 AI 외에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라는 두 개의 보조 날개로 상승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동력

엔비디아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은 AI 반도체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통합 플랫폼인 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진입장벽으로 세워 놓고 고객사들이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에서 경쟁사 GPU로 이동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이런 높은 시장 점유율은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에 막대한 마진을 안겨주고 있다. 엔비디아 마진율은 지난 1월 말 마감한 2025 회계연도 4분기에 73%를기록하기도 했다.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스케일러과 AI 스타트업들의 AI 투자가 지속하는 한 엔비디아는 성장을 이어가고, 주가 역시 높은 상승세를 보이게 된다. 엔비디아의 최대 강점이다.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는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지금처럼 80%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마진율을 계속해서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현실성은 낮다.

양산형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인 AMD가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고, 브로드컴은 맞춤형 AI 반도체로 엔비디아와 AMD의 양산형 AI 반도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기업들의 AI 투자가 지속된다고 해도 엔비디아가 지금처럼 AI 반도체 시장을 계속 틀어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율주행


엔비디아는 AI 외에도 다양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다.

자율주행이 AI와 밀접히 연관돼 있어 엔비디아가 이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사람이 운전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자율주행 4단계 이상 수준의 보급률이 15~20%에 이르면 엔비디아의 자동차 부문 매출이 2030년까지 연평균 50% 성장해 2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글의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 테슬라의 사이버캡 같은 로보택시가 특정 지역에서 상업 운행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4단계 자율주행이다. 아직은 제한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은 2단계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CUDA 유료화


엔비디아의 또 다른 수익원은 CUDA를 들 수 있다.

‘통합 컴퓨팅 장치 아키텍처’라는 뜻의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고속 병렬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통합 컴퓨팅 플랫폼이자 프로그래밍 모델이다.

CUDA는 수십 년에 걸쳐 AI 연구와 개발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고 지금도 수많은 개발자와 기업들이 CUDA 환경에 맞춰 코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UDA를 사용하려면 엔비디아 GPU를 써야 하기 때문에 엔비디아는 이를 AMD나 인텔 등 다른 반도체 기업의 반도체를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진입장벽으로 써먹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 CUDA를 유료화할 가능성도 있다. 소프트웨어 정기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는 경기 변동이나 반도체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매출의 GPU 판매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또 구독료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고객사들이 GPU를 교체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2030년, 주가 491달러(?)


미 유명 금융 분석 온라인 뉴스사이트인 24/7 월스트리트(Wall St.)은 이런 시나리오가 모두 들어맞을 경우 엔비디아 주가가 2030년에는 491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엔비디아 시총은 12조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AI 성장이 지속되지만 속도는 더뎌지고, 경쟁사들의 추격도 강화되는 것이다.

AI 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는 이 가정에서 엔비디아 시장점유율은 60~65%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2030년 엔비디아 주가는 265달러, 시총은 8조9000억 달러를 기록한다.

AI 서사가 무너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AI 기대감이 무너지거나 AI 개발 속도가 크게 둔화되는 이 시나리오에는 하이퍼스케일러와 AI 스타트업의 GPU 주문이 중단된다. 더 이상 손해를 감수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이제 AI 선도주가 아닌 게임용 GPU 기업으로 돌아간다.

이런 비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030년 엔비디아 주가는 38달러로 무너지고, 시총은 9320억 달러로 추락한다.

그렇지만 이런 비관 시나리오 역시 “AI 시대 종말”이라는 현실성 낮은 전망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낮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