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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박닌에 'OLED 승부수'…현지 라인 대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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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박닌에 'OLED 승부수'…현지 라인 대폭 확장

박닌성 지도부와 회동서 '추가 투자' 공식화…단순 조립 넘어 기술 고도화
누적 11조원 투입 '압도적 1위'…현지 공급망·R&D 인력 육성도 맞손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이 향후 생산 라인 확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사진=카페랜드이미지 확대보기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이 향후 생산 라인 확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사진=카페랜드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 박닌성(Bac Ninh)을 차세대 주력 사업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핵심 전진 기지로 재편한다. 단순 생산 거점 유지를 넘어 고부가가치 기술 중심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현지 시각) 팜 호앙 손(Phạm Hoàng Sơn) 박닌성 인민위원장과 강의식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 상무의 회동에서 이 같은 'OLED 확장 청사진'이 구체화됐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 카페 랜드가 보도했다.

박닌성 "삼성은 경제의 심장"…韓투자 70% 차지


이날 박닌성 인민위원회 청사에서 열린 면담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지 산업 생태계에서 갖는 위상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팜 호앙 손 위원장은 "박닌성은 명실상부한 삼성의 '대본영(大本營)'"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삼성이 베트남, 특히 박닌성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동력임을 정부 차원에서 인정한 것이다.

박닌성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박닌성의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파트너다. 유효 프로젝트만 1141개, 조정 후 등록 자본금은 157억 달러(약 23조 원)에 달한다. 핵심은 삼성이다. 박닌성 내 전체 한국 기업 투자액 중 삼성 생태계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삼성 복합단지 3개 법인의 총 등록 자본금은 109억6000만 달러(약 16조 원)다. 이 중 삼성디스플레이는 단일 기업으로 83억 달러(약 12조원)를 쏟아부으며 베트남 최대 하이테크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팜 호앙 손 위원장은 박닌성의 GRDP(지역내총생산) 성장과 수출입 확대, 외자 유치 성과가 삼성의 투자와 직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강의식 상무 "OLED 확장 전략 수립…인재 육성 주력"

이날 회동의 핵심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넥스트 스텝'이었다. 강의식 상무는 향후 생산 전략의 키워드로 '확장'과 'OLED'를 꼽았다. 강 상무는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은 미래 생산 확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특히 OLED 스크린 기술 관련 프로젝트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베트남 기지를 범용 제품 생산 공장에서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수적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허브로 격상하겠다는 의미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베트남 생산 역량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복안이다.

강 상무는 하드웨어 투자와 함께 인적 자원 강화 계획도 내놓았다. 단순 조립 인력 중심에서 벗어나 전문가와 엔지니어 등 고숙련 노동자를 현지에서 직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R&D(연구개발) 및 공정 최적화를 수행할 고급 인력을 확보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삼성 측은 박닌성에 기업 규모 확장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단순 기지 넘어 '기술 파트너'로…공급망 현지화 박차


박닌성 측의 요청도 구체적이었다. 팜 호앙 손 위원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 △하이테크 제품군 투자 확대 △베트남 현지 기업의 공급망 참여 지원 △고품질 인적 자원 양성 협력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현지 기업의 공급망 진입 요청은 베트남 정부의 자국 산업 육성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글로벌 공급망 핵심인 삼성의 벤더로 현지 부품·소재 기업이 진입하도록 기술 이전과 협력을 강화해 달라는 주문이다.

삼성 측은 경제적 기여 외에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빈곤 학생 지원, 취약 계층 주거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박닌성 정부 또한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모든 어려움을 적시에 해결하고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회동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을 단순 저임금 생산 기지가 아닌,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전략적 파트너로 재정의했음을 보여준다. 24일 양측의 만남으로 공식화된 삼성의 ‘OLED 확장 전략’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