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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겹 식감’ 으로 5대륙 진출… 오리온 꼬북칩 글로벌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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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겹 식감’ 으로 5대륙 진출… 오리온 꼬북칩 글로벌 질주

북미·유럽·아프리카 등 5대륙 글로벌 유통망 확대… 3분기 수출 27%↑
양념치킨·마살라 등 국가별 맞춤 맛으로 공략
미국 미니소에 진열된 '꼬북칩'. 사진=오리온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미니소에 진열된 '꼬북칩'. 사진=오리온
‘바사삭’ 부서지는 네 겹 식감을 앞세운 꼬북칩이 초코파이에 이어 오리온의 차세대 글로벌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제과 시장은 보수적인 소비 패턴 탓에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차별화된 식감과 현지 맞춤 전략을 기반으로 북미·유럽·아프리카 등 5대륙으로 수출 시장을 빠르게 넓히는 모습이다.

꼬북칩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판매 거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K-스낵’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북미에서는 코스트코, 파이브빌로우, 미니소 등 약 2000개 매장에 입점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유럽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국·스웨덴·아이슬란드 코스트코 31개 점포에 먼저 입점한 데 이어, 올해 9월에는 K-스낵 최초로 프랑스 전역 약 1200개 대형마트 점포망을 보유한 까르푸에 동시에 입점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유통 채널에서는 여러 단계의 검증 절차를 거쳐 입점 여부가 결정된다. 까르푸 역시 신규 브랜드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별도 테스트 없이 전 매장 동시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내부 상품 품평회에서 바이어들이 꼬북칩의 상품성을 높게 평가했고, K-콘텐츠 인기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요리 매거진 ‘올레시피스’(Allrecipes)는 꼬북칩을 대표 K-스낵으로 소개하며 특유의 네 겹 식감을 호평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도 “가볍고 바삭한 옥수수 베개 같다”, “이런 과자는 처음”이라는 반응이 이어지며, 이색 식감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실적도 뒷받침된다. 오리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꼬북칩 수출액은 2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꼬북칩은 글로벌 누적 매출 5000억 원을 넘어선 초코파이를 잇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오!감자, 스윙칩, 고래밥 등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 스낵 브랜드를 10여 개 보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가 실적을 이끌면서 오리온의 매출은 2021년 2조 355억 원에서 지난해 3조 1043억 원으로 약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29억 원에서 5436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7.5%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60% 안팎이다.

글로벌 호조에 힘입어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이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요하네스버그 등 주요 도시의 대형마트·슈퍼마켓 체인 ‘SPAR' 300여 개 점포에서 꼬북칩 판매를 시작했다. SPAR 외에도 현지 대형 유통사 2~3곳과 추가 입점을 협의 중이다. 아프리카는 인구 증가와 소득 수준 개선을 바탕으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 중 하나로, 해외 수입 식품 시장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분석이다.

국가별 입맛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양념치킨, 멕시칸 스트리트콘, 플레이밍 라임, 김, 트러플 솔트, 초코츄러스 등 여러가지 맛을 운영하며 다문화 소비층을 겨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멕시칸 라임, 사워크림 어니언, 탱이 토마토, 마살라, 스파이 데블 등 향신료 콘셉트를 선보여 현지 식문화를 반영했다.
강수철 오리온 기술개발연구소장은 “꼬북칩 성공은 네 겹 공정 기술로 만든 독특한 식감에 각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맛을 더한 결과”라며 “스낵에서 시작한 K-브랜드 경쟁력을 건강과 바이오 영역까지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