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DOGE 감축으로 전문 인력 급감, 24시간 예보 중단 사무소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에 '겨울 폭풍 유리' 재발 가능성 경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에 '겨울 폭풍 유리' 재발 가능성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워싱턴포스트는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수백 개 직위 재충원을 허가했음에도 여전히 메인주에서 와이오밍주에 이르는 다수 주의 기상청 사무소에 공석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OGE 감축으로 550명 떠나고 재충원은 더뎌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감축 방침에 따라 국립기상청을 관할하는 해양대기청(NOAA)에서 약 550명을 해고하거나 조기 퇴직시켰다. 이후 행정부는 DOGE의 감축이 지나쳤다는 점을 인정하고 450개 핵심 직위에 재충원을 승인했다.
국립기상청의 켄 그레이엄 국장은 지난 6월 재충원 허가 소식을 "환상적 소식"이라며 "적시에 정확한 예보와 경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국립기상청 직원조합(NWSEO)의 톰 패히 입법국장은 조합이 추적한 최신 수치를 인용해 현재도 여러 주의 기상청 사무소에 공석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NOAA 대변인 킴 도스터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기상청이 현재까지 184개 직위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고, 최종 선발과 직원 온보딩이 다양한 단계에 있다"며 "2026 회계연도 말까지 나머지 승인된 직위를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지역 기상학자 공석률 38~42% 달해
인력 부족은 미국에서 가장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 집중됐다. 패히 입법국장에 따르면 공석 통계는 지난 10월 1일 기준이며, 43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폐쇄로 채용이 중단됐다.
아이오와주 디모인 사무소는 기상학자 8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상학자 6명과 기술 인력 2명이 부족한 상태다. 패히 국장은 24시간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13명의 기상학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디모인의 공석률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 13%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 38%로 급증했다.
캔자스주 굿랜드는 올해 인력 부족으로 24시간 예보를 중단했으며, 기상학자 8명이 부족한 상태다. 공석률은 32%에서 41%로 올랐다.
동부 해안의 한 기상청 직원은 익명을 조건으로 "우리 사무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부터 약간 인력이 부족했지만, DOGE의 정부 축소 추진 과정에서 여러 명이 사직하거나 퇴직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주 첫 폭설이 왔을 때 우리 사무소는 간신히 대응했지만, 그것은 폭풍이 비교적 큰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눈이 며칠에 한 번씩 내리고 직원들이 휴가를 원하는 연휴 시즌에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성 상실로 재난 대응 능력 약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NOAA 국장을 지낸 릭 스핀래드는 "이번 겨울 대형 폭풍이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일부는 완전히 인력을 갖춘 NOAA만큼 대비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신규 채용자들이 자격은 갖췄을 수 있지만, 올해 초 해고되거나 조기 사직을 선택한 사람들의 기관 지식은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상 모델을 분석하고 어디에 제설 장비를 먼저 배치할지 주와 카운티에 조언하는 경보조정기상학자의 경험과 관계가 상실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서 45년간 근무하고 올해 1월 초 퇴직한 존 소키치는 "허리케인은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는 편이지만, 겨울 폭풍에 대해서는 '그냥 눈일 뿐'이라고 말한다"며 "하지만 1820인치(약 4651㎝)의 눈에 갇히고 바람이 시속 20마일(약 시속 32㎞)로 불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파에 전력난 겹치면 미국·글로벌 경제 '이중 타격'
미국 기상청의 인력 부족 사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과 맞물려 한파 시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질 경우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전력신뢰도협의회(NERC)는 올 겨울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2.5% 높은 20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텍사스주의 데이터센터 확산이 겨울철 전력 부족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NERC는 "데이터센터가 하루 24시간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겨울 폭풍 유리(Winter Storm Uri)와 같은 장기간 고부하 상황에서 배터리 충전 상태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2월 겨울 폭풍 유리 당시 텍사스주는 전력망 붕괴를 막기 위해 순환 정전을 실시했고, 450만 명이 전력을 잃었으며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재보험사 뮌헨리는 당시 피해액을 300억 달러(약 44조2600억 원)로 추정했지만, 간접 비용을 포함하면 총 피해액이 3000억 달러(약 442조65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력컨설팅 업체 그리드전략의 롭 그램리치 대표는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향후 몇 년 내 전력 부족과 순환 정전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미국 전체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 사전 철저한 대비 필요
미국의 전력망 불안정은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556억 달러(약 82조 원)를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로 215억 달러(약 31조 7200억 원)를 투자했다.
2024년 말 기준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FDI) 잔액은 2389억 달러(약 352조 원)에 달하며, 현대차그룹은 올해 210억 달러(약 30조9800억 원), LG에너지솔루션은 20억 달러(약 2조9500억 원), 삼성SDI는 35억 달러(약 5조16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거나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 기업들이 기상 예보 부실로 인한 갑작스러운 한파와 전력난에 따른 공급망 차질, 물류 지연, 생산 중단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비상 대응 계획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1년 2월 겨울 폭풍 유리 당시 텍사스주는 전력망 붕괴를 막기 위해 순환 정전을 실시했고, 450만 명이 전력을 잃었으며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재보험사 뮌헨리는 당시 피해액을 300억 달러(약 44조2600억 원)로 추정했지만, 간접 비용을 포함하면 총 피해액이 3000억 달러(약 442조65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력컨설팅 업체 그리드전략의 롭 그램리치 대표는 "데이터센터 같은 시설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향후 몇 년 내 전력 부족과 순환 정전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미국 전체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전력망 불안정은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상 예보 부실로 인한 갑작스러운 한파와 전력난이 발생할 경우 공급망 차질, 물류 지연, 생산 중단 등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거나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 기업들의 비상 대응 계획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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