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완커의 부채 위기가 시사하는 것…투기 과열기 지나 ‘주거의 질’ 경쟁 서막
14억 인구의 ‘역사적 빚’ 청산한 수량 확대기 종료, 2026년 ‘좋은 주택’ 프로젝트 본격화
14억 인구의 ‘역사적 빚’ 청산한 수량 확대기 종료, 2026년 ‘좋은 주택’ 프로젝트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현 시점을 단순한 시장 지표로만 판단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더 깊고 구조적인 변화를 간과하는 것이다. 중국 부동산은 지금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재구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21(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결핍에서 태어난 시장, 20년 만에 주거 현실 재편
중국 주택 시장은 투기가 아닌 극심한 ‘결핍’에서 시작되었다. 1949년부터 1978년까지 인구는 두 배로 늘었으나 주택 건설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개혁개방 초기 중국인들은 1인당 3.6㎡라는 비좁은 공간에서 살아야 했다.
1998년 주택 복지 배분이 종료되고 시장이 열리면서 중국은 지난 20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1980년대 한 자릿수였던 1인당 거주 공간은 현재 37㎡ 이상으로 늘어났고, 2017년 기준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70%로 전 세계 평균(40%)을 압도하게 되었다.
◇ 2015~2021년 ‘슈퍼 사이클’ 종료와 후유증
중국 부동산의 정점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였다. 이 7년간 중국은 이전 15년 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약 87조 위안(약 1경6000조 원) 규모의 주택을 판매했다.
부동산 부문은 비농업 노동력의 15%를 고용했고, 지방 정부 재정의 절반을 책임지는 거대 엔진이었다.
하지만 2021년 중반, ‘쉬운 돈’의 시대가 끝나자 건설 중단과 소비자 공포라는 부정적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었다. 현재 베이징 당국은 첨단 제조 중심의 ‘신질 생산력’이 부동산의 공백을 메우길 기대하고 있다.
◇ ‘더 많이’에서 ‘더 좋게’로… 부동산 2.0 시대의 서막
중국 건설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수량의 부족’을 해결했다면, 이제는 ‘품질의 위기’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2018년 주택 소유율 90%에 도달한 중국인들에게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주택 접근성이 아니라, 자산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품질’이다.
정부의 새로운 ‘좋은 주택(Good House)’ 추진 전략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이는 다음 성장의 단계가 아파트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노후 주택을 개선하고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차이나 반커의 위기는 구시대적 차입 모델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 부동산 산업 전체의 소멸을 뜻하지 않는다.
기술 중심의 부가 창출되면 그 수익은 다시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며, 14억 인구의 부동산 이야기는 이제 ‘더 나은 주거’라는 새로운 장(章)으로 넘어가고 있을 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