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거품론’에도 CEO 3분의 2 “투자 더 늘린다”… 기업 생존 ‘올인’
아마존·월마트 “AI로 인력 감축”… 대졸 신입 ‘분석가’ 채용 직격탄
구글 데이터 처리 50배 폭증… 전력난 해소 위해 ‘원전’ 귀환 가속
아마존·월마트 “AI로 인력 감축”… 대졸 신입 ‘분석가’ 채용 직격탄
구글 데이터 처리 50배 폭증… 전력난 해소 위해 ‘원전’ 귀환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2026년 기술 시장 전망’을 통해 AI 혁명이 둔화하기는커녕 기업 현장의 필수 인프라로 뿌리내리며 고용 시장과 에너지 산업에 격변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거품’ 공포 딛고 질주하는 기업들… “생존 위한 필수 투자”
지난해 연말 월가에서는 AI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과 거품 붕괴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글로벌 자문사 테네오(Teneo)가 상장 기업 CEO 35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내년에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과 달리, 경영진은 AI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기업 AI 시범 사업의 95%가 실패한다’고 발표하며 거품 논란에 불을 지폈고, 오픈AI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순환형 거래’ 구조가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는 이러한 우려를 무색하게 한다. 스티븐 로젠부시 WSJ 기업 기술 담당 국장은 “구글이 처리하는 AI 데이터양(토큰 기준)이 1년 새 50배 이상 폭증했다”며 “이는 경제 성장 속도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로, AI 생태계 확장이 가속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일자리 증발’의 공포… 신입 사원 채용의 문 닫는다
가장 뼈아픈 변화는 노동 시장에서 감지된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AI가 인간을 돕는 도구일 뿐”이라며 고용 불안을 잠재워왔다. 하지만 2026년을 앞두고 이러한 기조가 완전히 뒤집혔다.
WSJ는 지난해 6월 앤디 재시 아마존 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재시 CEO는 당시 생성형 AI 도입으로 업무 방식이 바뀌면 향후 기업 전체 인력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고용주인 월마트는 최근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라는 AI 지원 직군을 신설하는 한편, 매장 후방 업무 등 기존 인력은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일자리는 특히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들이 초급 분석가 업무를 AI에 맡기면서 채용 문을 닫아걸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 기업 임원은 AI 도구를 도입한 뒤 분석팀 규모를 전년 대비 10분의 1로 줄였다고 털어놨다. AI도 실수를 하지만, 신입 사원도 실수를 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비용이 싼 AI를 택하고 있다.
에너지 블랙홀 AI… 원자력 발전이 대안으로
폭발하는 AI 데이터 처리를 감당할 전력 공급도 2026년의 핵심 화두다.
WSJ은 “현재 미국의 전력망으로는 AI가 요구하는 천문학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원자력 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규제를 풀고 연방 토지를 개방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새해에는 원자력과 지열 에너지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절대 강자’는 없다… 오픈AI 독점 체제 붕괴
AI 기술 패권을 쥔 기업 간의 경쟁 구도도 재편되고 있다. 시장을 호령하던 오픈AI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오픈AI는 최근 구글의 최신 모델 ‘제미나이(Gemini)’의 추격에 위기감을 느껴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픈AI 모델을 썼지만, 이제는 앤트로픽(Anthropic)이나 코히어(Cohere) 같은 경쟁사 모델을 함께 사용하는 추세”라며 “2026년은 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이러한 경쟁 심화는 결과적으로 AI 사용료(토큰 비용) 하락을 이끌어 기술 도입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며 “가격이 내리면 소비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