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재 확보 위해 AI 도입하며 근무일 축소...채용 지원 2건→350건 급증
"향후 20년내 주3.5일 근무 시대 올 것"...JP모건·MS·줌 CEO 잇따라 전망
"향후 20년내 주3.5일 근무 시대 올 것"...JP모건·MS·줌 CEO 잇따라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2026년 AI가 바꾸는 근무 문화
올해 1월 원격·하이브리드 기업의 목표 관리를 돕는 컨빅셔널(Convictional)을 설립한 로저 커크니스는 AI에 업무를 위임하면서 직원들에게 주4일 근무를 허용했다. 캐나다 워털루에서 근무하는 커크니스는 "같은 양의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직원들이 훨씬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컨빅셔널 직원들은 코딩, 마케팅 문구 작성, 프로젝트 세분화 등에 AI를 활용한다. 제품 엔지니어 프렌티스 비어케세스는 주로 앤트로픽의 코딩 보조 도구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자체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AI 기능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보스턴대학교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줄리엣 쇼는 "AI는 엄청난 노동 절약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기업들이 진화적 방식으로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근로자의 약 45%가 연간 최소 몇 차례 업무에 AI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다만 매일 AI를 사용하는 비율은 10%로, 2%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인재 확보 전략
뉴욕 소재 디자인·전략 기업 로켓에어(RocketAir)는 자체 개발한 AI 도구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브랜드의 새 디지털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3년째 주4일 근무제를 운영 중인 이 회사는 직원들이 2주 단위로 집중 작업하며 촉박한 마감시한을 맞춘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테일러 로젠바워는 "가능한 한 많은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압박이 있다"며 "AI가 단축된 일정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쇼 교수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높은 연봉과 경쟁하기 위해 주4일 근무제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기반 글로벌 확장 서비스 기업 피크 PEO(Peak PEO)도 같은 전략을 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부터 금요일에 근무 시간이나 방식이 자유롭게 조정하는 '초유연 금요일'을 도입해 20명의 직원이 하루를 자유롭게 보낼 수 있게 했고, 이후 주4일 근무제로 발전시켰다. CEO 알렉스 보크스는 "기존에 2건의 지원서를 받던 채용 공고가 변화 이후 350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법률업계도 변화 주도
캐나다 온타리오주 소재 로스 법률사무소(Ross Firm)는 지난 2020년 4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당시 50명의 직원과 변호사 가운데 48명이 여성으로, 팬데믹 기간 돌봄과 가사 부담을 동시에 짊어졌다. 대표 변호사 퀸 로스는 "급여 삭감 없이 가족 책임을 관리할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교대 근무를 도입했다"며 "생산성과 만족도가 급상승해 지난 2020년 6월 하루 8시간 주4일 근무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법률사무소는 이미 문서 및 이메일 관리 자동화를 위한 구형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직원들은 챗GPT 프로로 더 빠르게 조사하고, 청구 시간 추적, 통화 요약, 고객 후속 계획 수립 등을 자동화했다. 로스는 "이 도구를 방대한 어휘와 빠른 처리 속도를 가진 신참 변호사처럼 대해야 한다"며 "이 도구는 가르쳐주지 않으므로 답을 알고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도 주목하는 미래
JP모건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은 2025년 11월 한 경제포럼에서 "향후 20~30년, 심지어 40년 안에 AI가 근무 시간을 주당 3.5일로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5일 사무실 출근 정책을 시행 중인 자신의 회사도 재교육, 인력 재배치, 조기 퇴직 제공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는 올해 한 토크쇼에 나와 AI의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AI 덕분에 지능을 무료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일자리는 어떻게 바뀔까. 사람들이 주당 2~3일만 일하게 될까"라고 물었다.
화상회의 기업 줌(Zoom)의 CEO 에릭 위안은 근로자들이 이메일 관리, 메시지 통합, 회의 참석을 대신할 '디지털 트윈' AI 봇을 갖게 될 것이라며 5년 안에 주3~4일 근무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토론토 소재 연구기업 워크 타임 레볼루션(Work Time Revolution)의 CEO 겸 공동창업자 조 오코너는 "경제 상황이 일부 기업들의 주4일 근무제 도입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지만 향후 몇 년 안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로 시간을 절약한 기업들은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게 된다"며 "같은 비용으로 같은 성과를 낼 것인지, 아니면 인력에 투자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스 법률사무소는 주4일 근무제를 되돌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로스 대표는 이 제도를 "벗고 싶어도 벗을 수 없는 황금 수갑"이라고 표현했다. 직원들이 이 혜택 때문에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