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년 회계법인 자료 제출 요구 불응…“재무제표·주석 등 일체 미공시”
부채 급증으로 외감법 대상 편입 직후 발생… 상장사 지배구조 투명성 ‘도마 위’
회사 측 “고의적 은폐 없어, 행정적 지연일 뿐”… 업계 “매우 이례적인 사례”
부채 급증으로 외감법 대상 편입 직후 발생… 상장사 지배구조 투명성 ‘도마 위’
회사 측 “고의적 은폐 없어, 행정적 지연일 뿐”… 업계 “매우 이례적인 사례”
이미지 확대보기휴림홀딩스는 휴림로봇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2020년 12월 설립된 법인이다. 설립 직후 휴림로봇 지분 7.01%(40억 원 규모)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휴림로봇은 이큐셀, 휴림에이텍 등을 거느린 휴림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휴림홀딩스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는 그룹 전체의 신뢰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의견 거절’은 가장 심각한 단계…자료 미제출로 판단 근거조차 없어
회계감사 의견은 적정의견, 한정의견, 부적정의견, 의견거절 4가지로 나뉜다. 이중 ‘의견 거절’이 가장 심각한 단계이다. 휴림홀딩스에 대한 의견거절은 ‘중요한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판단할 근거조차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 단순 ‘의견 거절’ 넘어 재무제표 조차 공시 안 해
공시에 따르면, 휴림홀딩스의 2023회계연도 감사를 맡은 동현회계법인과 2024회계연도를 맡은 참회계법인은 나란히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주목할 점은 거절 사유다. 일반적인 감사의견 거절은 회사가 제출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감사를 진행하던 중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크거나 추가 소명 자료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이때도 회사가 제출한 재무제표 자체는 공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휴림홀딩스의 경우 회계법인 측은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및 주석을 포함한 감사에 필요한 기초 자료 자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거절 사유를 명시했다. 실제로 현재 공시된 휴림홀딩스의 감사보고서에는 표지와 ‘의견 거절’ 사유만 있을 뿐, 재무 수치는 전혀 공시되지 않았다. 2년 연속으로 회계법인에게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 부채 늘어 외부감사 대상 되자 ‘자료 미제출’
휴림홀딩스는 설립 초기에는 자산 규모가 작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른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2022년 말 기준 자산이 142억 원, 부채가 133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2023년부터 외부감사 의무 대상 법인으로 편입됐다. (외감법상 직전 사업연도 기준 자산 120억 원, 부채 70억 원, 매출 100억 원, 종업원 100명 이상 중 2개 이상 충족 시 외부감사 대상)
◇ 회사 측 “행정적 지연일 뿐… 재감사 받을 것”
상장사의 최대주주 법인이 2년 연속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영진이나 실소유주의 의도적인 미제출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도 제기한다. 상장사 지배구조의 근간인 투명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휴림홀딩스 측은 고의성 여부를 강하게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 질의에 “특정인의 자료 제출 거부 지시나 고의적인 은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며 “외부감사인의 자료 제출 요구에 회사가 보유한 자료로 성실히 임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요구하는 자료의 정밀도와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일부 행정적 시차와 기술적 지연이 발생해 의견 거절에 이르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적법한 절차로 신속한 재감사를 진행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증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냉담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회계전문가는 “행정적 지연 만으로 2년 연속 재무제표 전체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해명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며 “감사보고서 법정 제출 시한이 1~2년이나 지난 시점까지 (정정) 공시가 없다는 점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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