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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대형 은행 자본규제 완화 추진…월가 “대출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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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대형 은행 자본규제 완화 추진…월가 “대출 확대 기대”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강화했던 대형 은행 자본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대출 확대를 유도하고 사모대출 시장에 빼앗긴 금융 중개 기능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전날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 행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대형 은행의 자본 규제를 소폭 낮추는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 체계 일부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보먼 부의장은 “이번 개편은 대형 미국 은행들의 자본 요구 수준을 전체적으로 소폭 낮추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자본 규제를 계속 높이는 것은 실물경제에 실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바젤Ⅲ 규정 적용 방식 조정


연준은 글로벌 금융 규제 기준인 바젤Ⅲ 최종안(일명 ‘바젤Ⅲ 엔드게임’)을 미국 은행 규제 체계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계산 방식을 조정할 계획이다.

보먼 부의장은 바젤Ⅲ 규정 자체는 미국 은행 자본 요구를 “소폭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규제 개편을 함께 적용하면 전체 자본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초대형 은행에 적용되는 추가 자본 버퍼 계산 방식이 바뀔 예정이다. 단기 자금조달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반영하는 항목의 비중을 낮추면 대형 은행에 부과되는 추가 자본 부담이 완만하게 줄어든다.

또 은행 자산 규모가 커질 때 자동적으로 자본 버퍼가 늘어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등을 반영하는 조정 장치도 도입할 계획이다.

◇ 월가 로비 결과라는 평가


이번 개편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주요 대형 은행에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 은행업계는 그동안 규제 완화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연준은 2023년 바젤Ⅲ 개편안을 도입하면서 대형 은행 최소 자본 요구를 약 19%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금융권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규제안을 일부 완화했다.

은행 로비 단체들은 당시 규제가 강화되면 대출이 줄어들고 금융 비용이 높아져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주요 은행 협회 세 곳은 성명을 통해 “이번 방안은 위험을 보다 정교하게 반영하고 여러 자본 규제의 누적 효과를 고려한 합리적인 접근”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 비은행 금융 확대 대응 의도


연준은 자본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되면 금융 활동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비은행 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먼 부의장은 “목적 없이 자본 요구 수준을 계속 높이면 신용 공급이 위축되고 금융 활동이 규제 사각지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연준과 다른 미국 금융 규제 기관들은 다음 주 이번 개편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보먼 부의장은 중소형 은행의 경우 대형 은행보다 자본 요구 감소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