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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플레이크 주식보상 41%→27% 감축… 나스닥 소프트웨어株 '가짜 FCF' 경보[SBC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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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플레이크 주식보상 41%→27% 감축… 나스닥 소프트웨어株 '가짜 FCF' 경보[SBC 위기]

매출 3분의 1 넘기던 '묻지마 보상' 시대 끝나… 투자자 이탈 막을 수익성 증명이 생존 조건
잉여현금흐름 78% 자사주 매입에 소진… 서학개미, 투자 전 SBC 비율 반드시 확인해야
매출의 41%를 직원 주식으로 나눠주던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급속히 지갑을 닫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역설적 환경 속에서 오히려 비용 효율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기관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진 결과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매출의 41%를 직원 주식으로 나눠주던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급속히 지갑을 닫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역설적 환경 속에서 오히려 비용 효율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기관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진 결과다. 이미지=제미나이3
매출의 41%를 직원 주식으로 나눠주던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급속히 지갑을 닫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역설적 환경 속에서 오히려 비용 효율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기관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진 결과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지난 22(현지 시각)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과도한 주식 기반 보상(SBC·Stock-Based Compensation)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성장성'만으로 방만한 비용 구조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재무 건전성 점검표 (Checklist).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웨어 기업 재무 건전성 점검표 (Checklist).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매출 40%를 주식으로… 소프트웨어 업계의 구조적 고비용


소프트웨어 기업의 SBC 수준은 타 산업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높다. 키뱅크(KeyBanc)의 잭슨 애더 애널리스트가 지난달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러셀 1000 지수에 편입된 소프트웨어 기업의 2024SBC 비용 중위값은 매출의 13.8%였다. 같은 지수 전체 기업 중위값(1.1%)12배를 넘는 수치다.
극단적 사례가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종목코드 SNOW). 2025 회계연도(20251월 종료)에 이 회사가 직원 주식보상에 쏟은 돈은 매출의 41%에 달했다. 2026 회계연도(20261월 종료)에도 34%로 여전히 매출의 3분의 1을 웃돌았다. 마이크 스카르펠리(Mike Scarpelli) 스노우플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25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BC 비율을 2027 회계연도(20271월 종료)에는 27%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높은 SBC 비율이 회사를 업계 선도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냉랭한 시선은 여전하다.

"비현금 지출"의 함정… FCF78%가 자사주 매입으로 증발


주식보상이 골칫거리가 되는 이유는 회계상 '비현금 비용'으로 처리되면서도 결국 막대한 현금 유출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막으려면 기업이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되사야 한다. 이 자사주 매입 비용이 고스란히 현금으로 빠져나간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지난해 수치가 이 구조의 민낯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잉여현금흐름(FCF) 가운데 78%가 자사주 매입에 투입됐다. 겉으로는 현금이 쌓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직원들에게 배분한 주식 가치를 지탱하느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이 대부분 소진된 것이다.

잭슨 애더 애널리스트는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FCF 대비 SBC 비율이 급등했다고 지적하며, 최근 들어 이 지표가 하락하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는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나우도 감축 행렬 합류… 목표는 '10% 이하'

업계 전반으로 SBC 축소 바람이 번지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서비스나우(ServiceNow·종목코드 NOW)202317.9%였던 매출 대비 SBC 비율을 202414.7%로 낮췄으며, 장기적으로 10% 미만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유지·보수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탑라인 성장'보다 '실질 수익성'을 더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SBC를 줄여 실제 보유 현금을 늘리는 기업만이 조정장에서 차별화된 밸류에이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학개미에게 주는 경고, '가짜 현금흐름' 주의보


이번 흐름은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서학개미들에게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나스닥 소프트웨어 섹터의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AI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만이 아니라, SBC라는 고비용 구조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작용한다.

현재 금리 인하 기대와 경기 둔화 우려가 뒤섞인 국면에서는 탄탄한 FCF를 보유한 기업이 주목받는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섹터처럼 FCF의 상당 부분이 자사주 매입(SBC 상쇄용)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라면 '무늬만 우량주'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을 분석할 때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안으로 △매출 대비 주식보상비용(SBC) 비율의 '우하향' 여부 △자사주 매입의 '진정성' SBC 제외 기준 '실질 영업이익'의 기초체력 등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우선 가장 먼저 살펴야 할 지표는 매출액에서 주식보상비용(SBC)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인재 영입을 위해 매출의 20~40%를 주식으로 주는 것이 용인되었으나, 현재 시장의 잣대는 냉정하다. 잭슨 애더 키뱅크 애널리스트는 성장 둔화 국면일수록 SBC 비율 추이가 투자 판단의 선행 지표가 된다고 강조한다. 스노우플레이크처럼 40%대에서 20%대로 비중을 낮추겠다는 명확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실제로 분기마다 이 수치가 하락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무다.

다음으로 자사주 매입의 '진정성' 여부다.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주 친화 정책을 표방한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성격이 판이하다. 직원들에게 나눠준 막대한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희석된다. 이를 막기 위해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을 써서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은 '주주 환원'이 아니라 '보상 비용의 사후 결제'에 가깝다. 잉여현금흐름(FCF)의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쓰면서도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는 주가 부양 효과가 없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출로 풀이된다.

세 번째는 '실질 영업이익'의 기초체력이다. 기업이 발표하는 조정 영업이익(Non-GAAP)에서 SBC를 제외했을 때도 이익 체력이 개선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주식보상은 장부상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이라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착시 효과를 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SBC를 비용으로 간주하지 않는 회계 방식이 기업의 실제 수익성을 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따라서 SBC를 제외한 실질적인 이익 지표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지, 즉 보상 비용을 줄이면서도 본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향후 주가 차별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같은 하드웨어 기업과 달리, 소프트웨어 기업은 인건비가 원가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보상 체계의 효율화 여부가 향후 나스닥 소프트웨어 종목의 주가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AI 혁명의 수혜주를 고르는 눈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가'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