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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달 기지 29조 원 투자…게이트웨이 중단 이유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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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달 기지 29조 원 투자…게이트웨이 중단 이유와 전망

핵추진 화성 탐사선 2028년 발사·3단계 달 표면 기지 건설 계획 전격 공개
한국 아르테미스 참여 역할 재조정 불가피…K-라드큐브 발사는 예정대로
NASA 아르테미스Ⅱ 우주선.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NASA 아르테미스Ⅱ 우주선. 사진=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궤도 우주기지 계획을 전격 중단하고 달 표면 기지 건설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온 우주 탐사 노선이 근본적으로 재편됐다.

향후 7년간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달 표면 기지에 집중 투입하고, 2028년에는 세계 최초의 핵추진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는 동시에, 미·중 달 패권 경쟁의 시계를 2028년으로 맞췄다.

이번 전략 전환으로 일본·유럽·캐나다 등 국제 파트너들의 역할도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으며, 한국의 달 탐사 협력 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AFP·로이터·CNN 등 주요 외신은 24일(현지시각) NASA 국장 재러드 아이재크먼(Jared Isaacman)이 워싱턴 NASA 본부에서 열린 정책 행사 '이그니션(Ignition)'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달 궤도 기지 '게이트웨이', 10년 준비 끝에 중단대기

달 남극 타원형 궤도를 선회하며 우주인들의 환승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었던 게이트웨이(Gateway) 계획은 이날 사실상 동결됐다. 미국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러먼(Northrop Grumman)과 반토르(Vantor, 구 맥사르(Maxar))가 이미 상당 부분을 제작한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아이재크먼 국장은 "현재 형태의 게이트웨이를 중단하고, 달 표면에서 지속적인 운용을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존 장비와 국제 파트너들의 기여를 달 표면 건설과 다른 프로그램에 전환해 활용할 수 있다"며 "달 표면으로 인력과 우선순위를 전환한다 해도 미래에 궤도 전초기지를 재추진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달 기지 건설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2026~2028년)에는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투입해 상업 무인 착륙선 발사 빈도를 대폭 늘리고 달 남극 영구 거주 기술을 검증한다.

2단계(2029~2031년)는 통신·전력 등 인프라 구축과 연 2회 유인 임무를 목표로 하며, 3단계에서는 이탈리아 우주국(ASI)의 다목적 거주 모듈과 캐나다 우주국(CSA)의 달 탐사 차량을 포함한 장기 체류 체계를 완성한다.

달 기지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 카를로스 가르시아-갈란(Carlos Garcia-Galan)은 "게이트웨이를 위해 개발한 추진·전력 시스템과 거주 물류 모듈 등 주요 하드웨어를 달 표면 기지와 다른 임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추진 화성선 '스카이폴'…달 기지, 화성 전진기지로


이날 발표에서 또 다른 핵심은 화성을 향한 핵추진 탐사선 계획이다. NASA는 2028년 말 이전에 핵전기추진(nuclear electric propulsion) 방식의 우주선 'SR-1 프리덤(Space Reactor-1 Freedom)'을 화성으로 발사한다고 밝혔다.

핵분열 반응로에서 나오는 열을 전기로 변환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으로, 태양광이 거의 닿지 않는 심우주에서 독보적인 효율을 발휘한다. 아이재크먼 국장은 이를 "태양계의 대륙횡단철도를 처음 개통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탐사선의 동력원이다. SR-1 프리덤은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위해 이미 제작된 20킬로와트급 소형 핵분열 반응로를 재활용한다.

화성에 도착하면 NASA의 화성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이티(Ingenuity)의 설계를 계승한 드론 편대 '스카이폴(Skyfall)'을 투입해 화성 표면을 탐사할 계획이다. NASA는 달 표면을 화성 진출을 위한 기술 검증 무대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한국 파트너 역할 재조정 불가피…K-라드큐브 발사는 예정대로


게이트웨이 중단으로 국제 파트너들의 입지가 흔들린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게이트웨이의 거주 모듈 생명유지 시스템 등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유럽우주국(ESA)과 캐나다 우주국(CSA)도 각각 핵심 모듈을 맡고 있었다.

NASA는 이들 파트너의 기여를 달 표면 기지로 전환해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역할 조정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도 이번 전략 재편의 직간접 영향권에 든다. 우주항공청(KASA)과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큐브위성 'K-라드큐브'는 오는 4월 발사 예정인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돼 지구고궤도(HEO)에서 우주방사선을 측정할 계획이다.

게이트웨이 중단이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K-라드큐브 임무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 독자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40년 달 물류수송선, 2045년 달 경제기지 구축이라는 장기 청사진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NASA의 전략 전환이 민간 기업 중심의 달 탐사 생태계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ASA가 민간 위탁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함에 따라, 반도체·정밀 제조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국내기업들이 스페이스X 등 글로벌 민간 우주 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이재크먼 국장은 이날 "달로 돌아가고 달 기지를 세우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해낼 수 있는 일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강대국 경쟁에서 성패는 몇 년이 아닌 몇 달 단위로 결판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2030년 자국 우주인의 달 착륙을 향해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2028년 목표가 현실이 되려면 의회의 예산 승인과 민간 기업들의 속도전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는 게 우주 업계의 중론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