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달러 투자 마감, MS·아마존·엔비디아 총집결… 소라 중단이 보여준 냉혹한 수익 전쟁
이미지 확대보기오픈AI는 최근 100억 달러(약 15조 원)를 추가로 조달하며 누적 투자액 1200억 달러(약 180조 원)를 달성했다. 당초 목표였던 1000억 달러(약 150조 원)를 20% 초과한 수치다. 이번 추가 라운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벤처캐피털 안드리슨호로위츠(a16z), 사모펀드 TPG, 자산운용사 T. 로우 프라이스 등이 참여했다.
앞서 1차 투자분 110억 달러(약 16조 5300억 원)에서는 아마존이 50억 달러(약 7조 5100억 원)를 투자하고 오픈AI와 다년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체결하며 향후 8년간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용액을 100억 달러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30억 달러씩(약 4조 5000억 원) 출자했다.
기업가치 7300억 달러… 코스피 절반에 맞먹는 몸값
이번 라운드를 통해 오픈AI의 기업가치는 7300억 달러(약 1097조 원)로 평가받았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전체 시가총액과 견줘볼 때 그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월 24일(현지시간) CNBC '매드머니' 인터뷰에서 "지역을 불문하고 투자자들이 AI 혁명을 확신하며 자본을 투입하려 했다"고 밝혔다.
매출 성장세도 이 확신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오픈AI의 매출액은 약 131억 달러(약 19조 7000억 원)로 집계됐으며, 챗GPT(ChatGPT) 주간 활성 이용자(WAU)는 9억 명에 근접했다.
오픈AI 성장의 명과 암… 삼성·SK하이닉스엔 기회인가, 위협인가
오픈AI의 폭발적 성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과 직접 연결된다.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 구동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이며,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오픈AI가 컴퓨팅 인프라에 수백조 원을 투입할수록 HBM 수요는 정비례로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독점 공급하며 오픈AI 인프라의 핵심 부품 공급망에 깊숙이 편입돼 있다. 삼성전자도 HBM4 양산을 통해 이 구도에 진입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수익 구조 재편… 기업용 매출 비중 연말 50%로
현재 오픈AI의 매출 비중은 일반 소비자 60%, 기업용 40%다. 프라이어 CFO는 올해 말 이 비율이 5대 5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용 서비스는 일정 규모 이상에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되는 구조인 만큼, 이 전환은 수익성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오픈AI는 암젠, 로우스, 에스티로더, 젯블루 등 대형 기업 고객을 이미 확보했다. 경쟁사인 앤스로픽(Anthropic)이 매출의 80%를 기업용 서비스에서 거두며 쇼피파이, 스포티파이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오픈AI의 기업 시장 공략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는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AI 계약은 일반 구독과 달리 멀티이어(다년) 약정이 많아 매출 가시성이 높다"며 "이 비중이 50%를 넘는 순간 오픈AI의 밸류에이션 논리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소라 운영 축소… '꿈의 AI'에서 '숫자의 AI'로
오픈AI는 텍스트 기반 영상 생성 AI 모델인 소라(Sora) 운영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 컴퓨팅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프라이어 CFO는 "자원 부족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내린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지출 목표도 조정됐다. 올트먼 CEO가 과거 언급했던 '1조 4000억 달러(약 2100조 원) 인프라 투자' 계획은 2030년까지 6000억 달러(약 901조 원) 수준으로 현실화됐다. 매출 성장 속도에 연동한 지출 관리를 통해 상장 전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겠다는 포석이다.
IPO는 언제… '준비 중'에서 '임박'으로
프라이어 CFO는 "공개 기업이 될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며 사실상 상장 수순에 들어갔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회사가 공적 시장을 마주할 만큼 건강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는 경제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 수요를 충족하려면 세계적인 규모의 공동 컴퓨팅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1200억 달러 조달이 오픈AI의 사실상 마지막 프리-IPO 라운드가 될 것으로 본다. 기업용 서비스 시장에서의 앤스로픽과의 경쟁, 막대한 컴퓨팅 비용 통제 능력이 상장 성패를 가를 양대 변수로 지목된다.
소라 운영을 줄이면서까지 수익성 개선에 나선 오픈AI의 행보는 하나의 신호를 담고 있다. 세계 최대 AI 기업조차 '기술의 꿈'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을 설득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7300억 달러짜리 기업의 진짜 시험은 나스닥 입성 이후에 비로소 시작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