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글로벌 철강 서밋서 3개국과 연쇄 회담...2030년 생산 3억 톤 목표 가속
K-철강·배터리 현지 전략 '급물살'... 포스코-JSW 600만 톤 합작사업 탄력
K-철강·배터리 현지 전략 '급물살'... 포스코-JSW 600만 톤 합작사업 탄력
이미지 확대보기인도가 내달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오만과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갖고 철강 원료와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공급망 동맹' 강화에 나선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인도 정부가 자국 철강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들 3개국과 전략적 자원 협력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원자재 구매를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미래 산업 주도권을 쥐려는 인도의 '자원 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포스트 차이나 향한 '원료 기지' 구축... 인도네시아 니켈·오만 철광석 확보
인도 정부가 내달 개최하는 '글로벌 철강 정상회의(Global Steel Summit)'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인도의 자원 외교 역량이 총동원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라고 자부하는 이번 행사에서 인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인 인도네시아와 스테인리스강 핵심 원료인 페로니켈 공급망 확대를 논의한다.
이미 오만과 브라질로부터 대규모 철광석을 수입 중인 인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중동 지역의 공급선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달 브라질과 체결한 광물 협력 협약에 이어 오만과의 밀착은 급증하는 인도 내수 시장의 철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필수적인 포석이다.
실제로 인도의 철강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인도는 2025년과 2026년 모두 주요 소비국 중 가장 높은 9%대의 수요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6년 인도의 조강 생산량은 약 1억 4080만 톤(t)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보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는 수치다.
인도의 '공급망 대전환', K-철강·배터리 현지 전략의 '새판짜기' 촉발
인도의 이러한 행보는 현지 시장에 공을 들여온 한국 기업들의 전략과 맞물려 거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인도 1위 철강사인 JSW 그룹과 연산 6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의서(HOA)를 체결하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가 이번 회담을 통해 철광석과 코킹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현지 생산 거점을 확대 중인 포스코 합작 법인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조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자원 확보 노력이 한국의 기술력과 결합한다면,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완충지대'를 구축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아르헨티나 '하얀 석유' 정조준... 탈(脫)탄소 시대의 생존 전략
이번 연쇄 회담의 핵심은 아르헨티나와의 '리튬 동맹'이다. 인도 국영 광업공사(NMDC)는 세계 4위 리튬 생산국인 아르헨티나로부터 리튬과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막바지 협상에 돌입한다. 이는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모디 정부의 '클린 에너지 전환'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인도가 이처럼 광물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본격 도입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때문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 제품에 사실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EU의 장벽을 넘기 위해, 인도는 기존의 석탄 기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가스와 전기를 활용한 친환경 공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국내 자원경제 전문가는 "인도가 유럽 시장의 대안으로 중동과 아시아로 수출 노선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생산 공정의 저탄소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아르헨티나의 리튬과 인도네시아의 니켈은 인도가 친환경 철강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열쇠"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위기 돌파할 '자원 안보' 강화... 다변화 외엔 답 없다
하지만 인도의 장밋빛 전망 앞에는 '에너지 안보'라는 거대한 암초가 놓여 있다. 현재 인도는 중동 지역의 전쟁 여파로 심각한 가스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인도 철강업계에 따르면, 가스 부족으로 인해 중소 철강사들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으며 JSW 그룹과 같은 대형사들마저 생산 차질을 경고하고 나섰다.
인도 철강부 관계자는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공급망이 한 지역에 편중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며 "석유화학 및 에너지 부처와 협력해 비상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내부적 위기감은 인도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르헨티나와 오만 등 대체 공급처 확보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인도의 행보는 자원 부국들과의 결속을 통해 에너지 위기와 탄소 규제라는 '이중고'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자국 우선주의로 재편되는 가운데, 인도의 공격적인 자원 외교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