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90% 독점한 中 기기 퇴출에 美 농업·구조 현장 '블랙아웃'
대체재 없는 성급한 안보 규제, 국방 쏠림에 민간 생태계 고사 위기
대체재 없는 성급한 안보 규제, 국방 쏠림에 민간 생태계 고사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테크 전문 매체 '샤타카(Xataka)'가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8000명이 넘는 미국 전문 조종사들이 대체 장비를 찾지 못해 사업 중단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는 공급망 자립화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된 특정 국가 배제 정책이 자국 산업에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점유율 90% DJI 퇴출, '2년 내 가동 중단' 85% 달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해 12월 중국산 드론과 핵심 부품의 수입을 전격 금지하며 '드론판 화웨이 사태'가 현실화했다.
문제는 시장의 90%를 장악한 DJI의 존재감이다. DJI는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압도적인 가성비와 기술력, 사용자 편의성을 갖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아리조나주 소재 파일럿 인스티튜트(Pilot Institute)의 공동 창립자 그렉 레베르디유(Greg Reverdiau)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8000명의 85%는 "DJI 장비 없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2년 남짓"이라고 답했다.
현재 운용 중인 기체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소모품 수급이나 기기 교체가 불가능해지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농업 방제, 토목 측량, 영상 촬영 등 민간 영역뿐만 아니라 소방 및 경찰 등 공공 안전 분야의 타격이 가장 크다.
미국산 드론의 '군사 쏠림'과 민간 시장의 공백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내부의 제조 역량 불균형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카이디오(Skydio)와 같은 미국 내 주요 드론 기업들이 수익성이 보장되는 국방 및 안보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고프로(GoPro)가 2018년 야심 차게 출시했던 '카르마(Karma)'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태됐으며, 프랑스 패럿(Parrot) 등 글로벌 경쟁사들조차 DJI의 규모의 경제를 넘어서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미국 정부의 금지령은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자국 조종사들의 손발을 묶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급망 다변화와 민간 보호책 마련 시급
국내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공공 분야에서 국산 드론 비중을 높이고 있으나, 핵심 부품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만약 지정학적 갈등으로 공급망이 차단될 경우 미국과 동일한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 안전 분야의 드론 보급이 예산 제약으로 인해 저가형 중국산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드론산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단순 수입 규제보다는 핵심 부품(모터, 변속기, 통신 모듈 등)의 국산화와 더불어 가성비를 갖춘 민수용 드론 생태계를 먼저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보와 산업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정치적 결단에 앞서 시장이 수용 가능한 대체 공급망의 성숙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미국의 '드론 블랙아웃' 위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자국 산업의 기초 체력을 확인하지 않은 정책이 어떤 재앙을 불러오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