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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 G1, 폴란드 멧돼지 소탕 작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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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 G1, 폴란드 멧돼지 소탕 작전 투입

보급형 휴머노이드의 실전 기동력 확인… 로봇 상용화 앞당기는 '피지컬 AI'의 진화
바르샤바 멧돼지 개체수 급증 해결사로 부상, 로봇 시장 52조 원 규모로 팽창 전망
중국 유니트리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멧돼지 떼를 쫓아내는 이색적인 장면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유니트리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멧돼지 떼를 쫓아내는 이색적인 장면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란드 바르샤바 도심에서 중국 유니트리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멧돼지 떼를 쫓아내는 이색적인 장면이 포착되면서 로봇의 실생활 활용 범위에 대한 글로벌 로봇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통신(IT) 전문 매체 데틱이넷(detikInet)과 외신 퓨처리즘(Futurism)은 16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주차장에서 '에드워드 바르초키'라는 이름의 커스텀 유니트리 G1 로봇이 멧돼지 무리를 숲으로 몰아내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X(옛 트위터)에서만 조회수 380만 회를 넘어서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멧돼지 골머리 앓는 바르샤바, '로봇 요원' 깜짝 등장


바르샤바 시당국은 최근 주거 지역까지 출몰하는 수천 마리의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위해 총기 포획까지 검토하는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멧돼지 몰이'는 현지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영상 속 로봇은 잔디밭 위를 가볍게 뛰어가며 멧돼지 떼를 위협해 숲으로 돌려보냈으며, 임무를 완수한 뒤에는 마치 승리를 자축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듯한 손동작을 취했다.

이 로봇은 최근 폴란드 의회를 방문하고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등 고도의 기동성을 뽐내며 폴란드 내에서 일종의 '디지털 마스코트'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지 않는다.

로봇 공학 전문가는 "그동안 휴머노이드는 실험실 내부의 정제된 환경에서만 작동한다는 편견이 있었다"며 "야생 동물을 상대로 비정형 환경(야외 잔디밭 및 주차장)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목표물을 쫓아낸 것은 유니트리 G1의 기계적 완성도와 제어 알고리즘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마케팅용' 한계 넘나… 가성비 앞세운 중국산의 공습

이번에 화제가 된 유니트리 G1은 기본 가격이 약 1만 6000달러(한화 약 23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보급형 휴머노이드 모델이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비록 이번 영상이 제작자의 기획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밝혀졌으나, 로봇이 실제로 거친 지면에서 멧돼지를 추격할 정도의 속도와 회전 능력을 보여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위험 지역 감시, 유해 조수 퇴치, 재난 현장 정찰 등 휴머노이드가 투입될 수 있는 '틈새시장'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기술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내 로봇 제조사 관계자는 "영상 속 로봇은 원격 제어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배터리 지속 시간과 돌발 상황 대응 능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실제로 영상 말미에 로봇이 보인 동작은 사전에 입력된 동작(Motion)일 뿐, 자율적인 감정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공학계의 냉정한 평가다.

'피지컬 AI' 시대, 단순 노동에서 특수 임무로


글로벌 금융권과 증권가에서는 휴머노이드 산업의 핵심이 '하드웨어'에서 인공지능(AI)과 결합한 '피지컬 AI'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380억 달러(한화 약 56조 2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저가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실전 테스트에 열을 올리면서, 산업 현장을 넘어 도시 행정 보조 분야까지 로봇의 영토가 확장될 조짐이다.

바르샤바의 사례처럼 동물 통제나 순찰 업무에 로봇이 투입될 경우, 인명 피해 위험을 줄이면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로봇 산업 전문가는 "중동이나 동유럽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지역이나 거친 야외 환경에서의 로봇 운용 데이터는 향후 자율 주행 알고리즘 고도화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웃긴 영상'으로 치부하기에는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진단했다.

이번 '에드워드 바르초키'의 활약은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하기 싫어하거나 위험한 '궂은일'을 맡는 파트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